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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4일 / 연중 제25주간 화요일

  제1독서 : 에즈라 6,7-8. 12ㄴ. 14-20  / 복음 : 루카 8,19-21


찬미 예수님. 오늘 말씀은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조건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가족보다도,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셨습니다. 오늘 주제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것을 성경 말씀을 듣는 것과 연관하고자 합니다. 


제가 아는 한 고등학생은 방학 동안에 성경 통독 피정에 3번 참여하고 왔습니다. 갔다 오더니 제게 성경 몇 번 읽어 보았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성경 읽기를 그 고등학생처럼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 양심에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저는 그 순간부터라도,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읽어야 했지만, 금새 잊어버렸습니다. 그리스도인에게 하느님의 말씀인 성경을 읽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업이지만, 다른 세속적인 일에 치여서 순위가 밀리곤 합니다. 저의 체험이 있으면 좋겠지만 부족해서, 성경과 관련하여 우리 마음에 불을 놓아줄 수 있는 이야기를 소개 하고자 합니다. 지금은 은퇴하신 전주교구 이병호 빈첸시오 주교님의 피정 내용입니다.


주교님은 신학교 2학년 때 산책 중에 이런 상상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어느 한 어린이가 신부님은 물론 성서를 다 읽어보셨겠죠?’하고 묻자 당황하며 궁색한 변명을 하였다고 합니다. 그 아이에게 사실을 들켜 버린 다음에는 사제생활을 더 이상 할 수 없을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고 합니다. 당시 가톨릭에서는 신약만 번역했고, 구약은 한권씩 번역되어 나올 때라고 합니다. 다음날 동대문 헌책방에 가서 영어 성경을 구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방학 동안에 성서 전체를 읽을 결심으로 성서 전체를 방학날 수로 나누어, 하루에 40쪽씩 읽어 성서 전체를 읽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느님의 백성이 제멋대로 놀아나다가 하느님으로부터 호되게 얻어맞기도 하고, 창자가 끊어질 듯 큰 후회와 슬픔을 거쳐 용서의 기쁨을 맛보기도 했구나. 이어져 온 신앙의 강물이 나에게까지 흘러왔고 이제 자유의지로 믿는 사람들의 강물에 합류하게 되었구나. 그때 이후 성서에서 하느님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듭니다.” 일화 하나를 더 소개 하고자 합니다

     

200810월 주교님은 성서를 주제로 하는 세계주교대위원회에 참석했습니다. 각 나라의 주교님들과 교황님이 3주동안 꼬박 성서만 가지고 이야기 하는 자리였습니다. 전체회의에는 250명의 주교가 발언하고 각자에게 5분 발언하는 시간을 줍니다. 그 자리에서 주교님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새벽 420분에 자명종이 울리면 일어나 세수를 하고 성당에 가면 6시 미사까지 한 시간 정도 여유가 있다. 그 시간 동안에 그날 미사의 성서 대목을 외운다. 기도를 따로 하지 않아도 성서 말씀 외우는 일 자체가 훌륭한 기도다.

기도가 무엇이냐? 하느님과 대화를 주고받는 것인데, 그냥 막연하게 앉아서 그분한테 무슨 말씀을 해 주시라고 하면 그분이 무어라고 하시겠나? ‘병호야, 성서를 펴기만 하면 그게 다 내 말인데, 그것 말고 무슨 말을 또 해달라는 거냐?’ 이런 소리가 들린다. 그러니 하느님 편에서 하실 말씀은 그것으로 충분하고, 이제 내 쪽에서 할 말만 남은 셈인데, 말이라는 것이 꼭 입에서만 나와야 하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있고 힘이 있으며 어떤 쌍날칼보다도 더 날카롭습니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영혼과 정신을 갈라놓고 관절과 골수를 쪼개어 그 마음속에 품은 생각과 속셈을 드러냅니다‘(히브 4,12)

이 말 그대로, 하느님의 말씀이 칼처럼 내 안에 들어와서 이리저리 헤집고 돌아다니며, 무질서를 반듯한 질서로 회복시켜준다.

 

주교님의 말이 많은 분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어서, 악수를 청하거나, 알아봐주는 분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주교대위원회의 이후에 성서에 관한 문헌 주님의 말씀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주교님이 제안했던 내용이 60항과 74항에 반영되었다고 합니다. 하나는 예비신자 교육에서부터 사제나 수도자 양성과정에 이르기까지 성서의 중요한 부분을 암기하도록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또 하나는 우리 교회 사목자들의 강론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참으로 하느님 말씀을 선포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월간 독자 reader 20121)


주교님의 성경 말씀을 외우며 하는 기도와 하느님 체험은, 마음에 성서에 대한 열정을 불러일으켜 주었습니다. 저 자신을 돌이켜 보면, 수도원에 입회하고 나서 성서 전체를 40주간에 걸쳐 읽을 때는 참 열심히 읽으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의 초심이 그리운 오늘입니다. 요즘 각자가 근심도 많고 걱정도 많은 때인 것 같습니다. 성경에서 그 위로를 찾아보는데, 베드로 1서의 말씀이 우리에게 희망을 줍니다. “여러분의 온갖 근심 걱정을 송두리째 하느님께 맡기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여러분을 돌보십니다.”(1베드 5,7)

 


 

 

 

 

어떻게 하면 주님을 기쁘게 해드릴 수 있을까 하고

주님의 일을 걱정합니다. (1코린 7,32)

무엇이든지 그가 이르는대로 하시오. (200주년 신약성서 요한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