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도 우리의 빛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집사의 비유를 이야기 하십니다. 오늘 복음의 내용은 일반적인 상식으로 접근하면 쉽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부자는 자신의 재산을 집사가 낭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집사에게 일을 관두라고 이야기합니다. 이에 집사는 자신의 처지를 순간적으로 파악하여 부자에게 빚을 진 사람들을 불러 부자에게 진 빚을 자신 마음대로 탕감해줍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부자는 집사의 말도 안 되는 행동을 칭찬합니다. 도대체 자신의 돈을 낭비한 것도 모자라 마음대로 탕감까지 해주는 집사를 무슨 이유로 칭찬한 것인지 부자의 모습이 정말로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주석서와 여러 자료를 살펴보면서 조금은 납득이 가게 되었습니다. 먼저 부자의 모습을 이해하려면 예수께서 활동하시던 그 시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그 당시 부자들은 특히나 집사까지 지니고 있던 대부분의 부자들은 유다인이 아닌 외부에서 온 이방인이었습니다. 이방인 부자들은 부의 축적을 대부분 땅의 소유로 이루었고 그 땅에서 일하는 소작농들은 유다인 이었습니다. 소작농인 유다인들은 자연스럽게 빚이 쌓여갈 수 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복음에서 집사는 부자 몰래 빚을 탕감해줍니다. 당연히 소작농인 유다인들은 부자에 대한 불만이 사라졌고 많은 소작농을 거느렸던 부자는 집사의 꼼수로 갑자기 불만이 줄어든 소작인들이 집사의 처신에 의해서 이루어 졌다고 생각하였기에 칭찬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배경에 대해 알고 나니 조금은 예수님께서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집사는 자신의 동족인 소작인들의 빚을 탕감해주면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정당하다라고 합리화하게 되었고 그러한 합당하다라는 생각이 더욱 견고하도록 부자까지 칭찬을 더해주니 죄를 짓고 있다는 인식조차 못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바로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마음의 나약함과 교활함에 대해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분명 부자의 해고로 인해 자신의 잘못을 인식하였지만 그 잘못을 아주 똑똑한 처신으로 덮어버린 집사의 모습은 세상에서는 칭찬을 받고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은 점점 예수님과 멀어지게 만듭니다. 그래서 오늘 마지막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빛의 자녀에 대해 끊임없이 되돌아 봐야 합니다.

우리도 집사와 같이 많은 순간 나약함에 빠지게 됩니다. 저 또한 제 잘못을 인정하여 겪게 되는 수치심과 부끄러움이 두려워 집사와 같은 행동을 참으로 많이 합니다. 잘못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자비를 청하는 것이 빛의 자녀다운 모습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 나약함에 늘 빠지고 맙니다. 오늘 하루는 늘 솔직할 수 있도록 양심불을 밝힐 수 있도록 기도드리려 합니다. 수사님들도 집사와 같은 나약함에 깨어 있을 수 있도록 마음의 양심을 잘 돌보시는 하루가 되시길 기도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