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복음에 기꺼이 투신하는 삶 – 2021년 9월 26일 나해 연중 제26주일

작성자
이경재
작성일
2021-09-26 14:48
조회
4524

   복음에 기꺼이 투신하는 삶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나 손흥민 등 세계적인 수준의 실력에 오른 축구선수들의 삶을 살펴보면 선천적으로 타고난 재능도 있지만 후천적으로 어마어마한 노력을 기울임을 알 수 있습니다. 마치 골키퍼가 골대를 향해 날아오는 공을 막기 위해 과감하게 자신의 몸을 내던지는 것처럼 그들은 자신의 직업에 그처럼 오롯이 투신하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 중에서 특히 마더 데레사 수녀님과 같이 자기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과 이웃들을 위해서 한평생 자신을 기꺼이 헌신하신 분들을 우리는 성인이라고 부릅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서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복음에 기꺼이 투신하는 삶으로 이끌어주시고자 하시는 것 같습니다. 죄를 짓게 한 손이나 발을 잘라버리고 눈을 빼 던져 버리라고까지 말씀하신 것은 정말로 그렇게 하라는 뜻이 아니라, 그 정도로 온전한 마음으로, 온 몸과 마음으로 주님을 따르는 데 온전히 투신하라는 뜻이겠지요. 묵시록의 말씀처럼 주님께서는 양다리를 걸치거나 대충대충,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의 미지근한 삶을 결코 좋아하지 않으십니다. “나는 네가 한 일을 안다. 너는 차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다. 네가 차든지 뜨겁든지 하면 좋으련만! 네가 이렇게 미지근하여 뜨겁지도 않고 차지도 않으니, 나는 너를 입에서 뱉어 버리겠다.”(묵시 3,15-16) 그렇게 미지근한 삶에 당연히 우리의 참 행복이 있지도 않을 것입니다.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성인께서는 무척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셨지만 복음말씀에 따라 온전히 회개하시어 자신이 가진 것들을 가난한 이웃들에게 전부 나눠주시고 한평생 아주 철저하게 청빈의 삶을 사셨습니다. 그처럼 복음에 온전히 투신하는 삶으로써 세상의 것들에 얽매이지 않으시고 무척 자유로운 삶을 사실 수 있으셨지요. 물론 그러한 삶을 사는 데 여러 가지 어려움과 위험이 따릅니다. 프란치스코 성인께서도 아버지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혀 아버지로부터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준 물건들을 반환하라는 요구를 받기도 하셨고, 친구들로부터 미친 놈 취급을 당하기도 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만약 우리가 사랑에 투신하는 데 따르는 십자가가 두려워 자신을 살리기 위해서 십자가를 회피하고 몸을 사리기를 좋아한다면, 결코 진정으로 자신을 살리지 못할 뿐만 아니라 주님께서 주시는 참된 행복을 누리지 못하며 그저 밋밋하고 무미건조한 삶을 살아가게 될 테지요.

 

    사실 우리의 탄생 자체가 커다란 위험을 무릅쓰는 사건입니다. 우리 모두는 탄생과 동시에 세상에 “던져진” 존재들로서 필연적으로 수많은 위험들과 마주해야 하는 운명입니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부터 오는 수많은 상처들도 감수해야 하고, 유한한 육신을 지니고 있기에 수많은 병마의 위험과 교통사고 등 각종 사고의 위험, 그에 따르는 죽음과 이별의 아픔 등을 필연적으로 감수해야 합니다. 하지만 헨리 나웬 신부님의 말씀처럼 사랑은 두려움보다, 삶은 죽음보다, 희망은 절망보다 강하기에, 사랑이야말로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언제나 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헨리 나웬, [영혼의 양식] 중에서)!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이 아름다운 세상의 한줄기 빛조차 보지 못하고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간 낙태된 영혼들은 얼마나 불쌍한지요!

 

    “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완전한 사랑은 두려움을 쫓아냅니다.”(1요한 4,18)라는 말씀처럼, 우리가 위험을 “무릅쓰고” 주님과 이웃을 향한 사랑에 온전히, 깊이깊이 투신할수록 여러 가지 위험들로부터 오는 두려움들은 자연스럽게 달아나게 될 것입니다! 그러한 삶을 살 때에 우리는 성령께서 부어주시는 사랑을 가득 체험하게 됨으로써 영육 간에 건강하고 진정으로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라(마태 5,37; 야고 5,12)는 주님의 말씀에 따라 어떠한 삶이 주님 마음에 드는 삶인지 성령을 통하여 바른 양심에 따라 구체적으로 잘 식별하며, 주님께서 초대해주시는 그 복음의 삶에 “예!”라고 확실하게 응답하며 온전히 투신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계속적으로 변화시켜주시기를 청하며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도록 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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