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형식보다 사랑의 중요함 – 연중 제28주간 수요일

작성자
하느님의 사랑
작성일
2022-10-12 08:02
조회
6957

 

10월 12일 / 형식보다 사랑의 중요함

제1독서 :  갈라 5,18-25 / 복음 : 루카 11,42-46

 

오늘 복음은 다음 말씀으로 시작합니다.

“불행하여라, 너희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박하와 운향과 모든 채소는 십일조를 내면서,

의로움과 하느님 사랑은 아랑곳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한 십일조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지만, 바로 이러한 것들을 실천해야 한다.

 

예수님께서 ‘불행하여라’ 말씀하신 것은 바리사이들에 대한 저주가 아니라, 오히려 슬픔이 담겨 있는 충고 였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의 잘못을 가르치는 말씀입니다.

 

십일조에 대한 말씀이 전해지는데, 십분의 일세는 유다인들이 올리브기름과 포도주와 곡식에 한해 바쳤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과일과 가축에도 적용했고, 예수님 시대에는 박하와 같은 향신료에까지 십분의 일세를 확대했습니다. ‘박하’는 음식을 향기롭게 만드는 아주 작은 풀이고, ‘운향’은 강하고 독특한 향기가 나는 야생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형식도 중요하지만, 십일조에 담긴 이웃 사랑과 하느님 사람의 마음이 중요함을 가르치십니다. 오늘은 형식보다, 이웃사랑, 하느님 사랑의 중요함에 대해 보려고 합니다. 미국과 한국의 법정에서의 판결이 그 형식보다 사랑을 강조하는 판결이 있었습니다.

 

1930년 어느 날 한 노인이 빵 한 덩이를 훔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판사가 그 노인에게 물었습니다. “전에도 빵을 훔친 적이 있습니까.” “아닙니다. 처음입니다.” “왜 그런 일을 했습니까.” “죄송합니다, 판사님. 저는 그동안 성실하게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나이가 많아 직장을 잃은 후 일자리를 얻지 못해 사흘을 굶다가 너무 배가 고파 저도 모르게 이런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판사는 잠시 후 판결을 내렸습니다. “아무리 사정이 딱해도 남의 것을 훔치는 것은 절도 행위입니다. 법은 만민에게 평등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노인에게 벌금형 10달러를 선고하는 바입니다.”

 

“그러나 이 노인의 절도행위는 이 노인만의 잘못이 아닌, 이 도시에 사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 판결을 맡은 저 자신에게도 10달러의 벌금을 부과합니다. 그리고 여기 있는 우리 모두도 가능하다면 50센트씩 십시일반으로 이 벌금형에 동참해주시기 바랍니다.”

 

판사의 판결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판사는 자기 앞에 놓인 모자에 10달러를 넣은 다음 그 모자를 방청석으로 돌렸습니다. 잠시 후 판사는 거두어들인 돈에서 노인의 벌금 10달러를 빼고 남은 돈 47달러 50센트를 노인의 손에 건네 주었습니다.

 

오랫동안 명판사로 이름을 날렸던 미국 뉴욕의 피오렐로 라과디아 입니다. 라과디아 판사의 사람을 살리는 판결이었고, 그 사랑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2010년 4월초 서초동 법원 청사 소년 법정은 감동적인 법정이었습니다.

서울 도심에서 친구들과 함께 오토바이 등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피고인석에 앉은 소녀에게

서울가정법원 김귀옥(47) 부장판사가 내린 특별한 처분 때문이었습니다.

 

법대로라면 소년보호시설 감호 위탁같은 무거운 보호 처분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김 판사는 과감히 불처분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 이유는 그 소녀는 반에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며 발랄한 학생이었는데, 폭행을 당하면서 바뀌었습니다. 그 후유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 학교에서 겉돌면서 범행을 저지르기 시작했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법정에서 말했습니다.

 

“이 아이는 가해자로 재판에 왔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삶이 망가진 것을 알면 누가 가해자라고 쉽사리 말하겠어요? 아이의 잘못이 있다면 자존감을 잃어버린 겁니다. 그러니 스스로 자존감을 찾게 하는 처분을 내려야 합니다.” 그러면서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렴. 자, 날 따라서 힘차게 외쳐 봐. 나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나는 이 세상에 두려울 게 없다. 이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다”라고 따뜻하게 말했습니다.

 

잠시 머뭇거리던 소녀가 나직하게 “나는 세상에서…”라며 입을 뗐습니다. 그리고 판사를 따라 점점 더 크게 외쳤습니다. 그 소녀는 “이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니다”고 외칠 때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습니다. 법정에 있던 소녀의 어머니도 울었고 재판 진행을 돕던 참여관도, 법정 경위도 울었습니다.

 

소녀는 죄로 인해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했지만, 그 학생에게는 처벌 보다 그 학생을 살리는 판결이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박학, 운향, 채소의 십일조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하십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드리는 형식적인 율법도 잘 지켜야 한다고 하십니다. 그러나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하고, 하느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함을 말씀하십니다. 형식도 잘 지키고, 그 형식에 사랑도 함께 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사랑을 드러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하십니다.

 

바오로 사도는 코린토 1서에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예언하는 능력이 있고 모든 신비와 모든 지식을 깨닫고

산을 옮길 수 있는 큰 믿음이 있다 하여도 나에게 사랑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무리 세상에서 큰 일을 하더라도, 사랑이 있어야 함을 강조하는 말씀입니다. 오늘 우리가 행하는 일들이 이웃 사랑과 하느님 사랑에 합당한지 돌아보고, 사랑으로 행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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