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하느님과 어떠한 관계를 나누고 있나요? – 2021년 10월 17일 나해 연중 제29주일

작성자
이경재
작성일
2021-10-18 00:01
조회
8874

   하느님과 어떠한 관계를 나누고 있나요?

 

 

    오늘 복음에서 야고보 사도와 요한 사도는 예수님의 거듭되는 수난 예고에도 그 깊은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예수님께, 예수님께서 영광을 받으실 때에 예수님의 오른쪽과 왼쪽에 앉게 해주시기를 청합니다. 그처럼 예수님께 높은 자리에 오르기를 청하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서 우리는, 그들이 그 당시 대다수의 유다인들처럼 커다란 권능을 지니시고 세상에 오시어 엄격하게 세상을 심판하시고 통치하시는 무척 엄위로운 메시아 상(像)을 지니고 있었음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과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 그리고 어떠한 하느님 상을 가지고 있는지는 평소 우리의 삶에 그대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들에게 하느님은 과연 어떠한 분으로 다가오시는지요?

 

    그런데 비록 그 당시에 야고보 사도와 요한 사도가 하느님에 대한 그처럼 편협한 상을 지니고 있었다 하더라도, 그들이 자신 내면의 갈망을 있는 그대로 예수님께 보여드리는 모습은 우리가 꼭 본받아야 할 모습일 것입니다. 우리의 갈망이나 욕구들, 현재 당면한 문제들과 걱정거리 등을 주님께 말씀드리고 그분과 상의를 드려야지 우리 삶이 빛으로 밝혀지고 그분의 뜻에 따라 변화되고 개선될 가능성이 생기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쉽게 자신에게 기울어지고 어둠 속에 머물게 되어 우리 삶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 가능성이 커질 것입니다. 마치 하느님께서 119 구조대인 것 마냥 필요할 때만 하느님을 찾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야고보 사도와 요한 사도가 예수님과 그토록 가까운 관계를 원했듯이,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나 연인처럼 아무런 허물없이 서로 모든 것을 함께 나누는 그런 친밀한 관계를 갈망하며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당신의 십자가 상처를 아무런 스스럼없이 보여주셨듯이, 그분께서는 우리 각자에게도 서로의 가장 부끄럽고 은밀한 부분, 내면의 깊은 상처들까지도 거리낌 없이 함께 나누는 그런 각별한 관계를 원하실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과 그러한 관계를 나눔으로써 그분의 힘으로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됨에 따라 끊임없이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아무리 세상 사람들이 주님의 뜻에 따라 변하려 하지 않고 그대로라 하더라도, 바로 자기 자신이 주님의 뜻에 따라 계속해서 변화되기에 세상이 끊임없이 달라보이게 되는 것이지요.

 

    주님께서는 오늘 복음말씀을 통해서도 우리를 당신의 선하신 뜻에 따라 새롭게 변화시켜주시고 “회개”시켜주시고자 하실 겁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의 모습처럼 세상 사람들은 흔히들 높은 자리에 올라서 다른 사람들을 지배하기를 꿈꾸며 서로 경쟁하는 데 익숙해져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와 반대로 낮은 위치에서 다른 사람들을 섬기는 사람이 오히려 높은 사람이라고 말씀하시지요. 우리 모두는 그리스도의 한 몸의 지체들로서 온 몸이 보다 풍성한 생명력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도록 서로 봉사하고 협조하는 관계에 놓여 있습니다. 결코 자신이 보다 높은 자리에 오르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짓밟고 올라가는 약육강식의 관계가 아니라, 각자의 위치에서 결코 대체될 수 없는 자신만의 고유한 역할을 하면서 서로 지지해 주며 서로를 위해서 생명의 에너지를 아낌없이 나누는 그처럼 아름다운 사랑의 관계이지요! 몸의 한 지체가 아플 때 온 몸이 안 좋은 영향을 받고, 여러 지체가 골고루 건강할 때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는 것처럼 우리 모두는 사랑의 끈으로 그처럼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입니다.

 

    무한하신 사랑으로 우리를 끊임없이 새롭게 변화시켜주시고자 하시는 주님의 초대에 매일매일, 매 순간, 순간 깨어 귀 기울이고 그에 기꺼이 응답해 드리는 우리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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