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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신앙살이] (3) 사람을 귀하게 보는 마음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8-04-02 14:43
조회
311

선입견 벗으면 모두가 ‘소중한 사람’

과거 피정의 집 소임을 맡고 있을 때수도원 마당을 산책하다 대나무 밭에서 흰색 새끼 고양이를 발견한 적 있습니다순간 도둑고양이 새끼로구나’ 생각했습니다이후 를 쫓을 생각으로 그 고양이를 지하실에 방치하듯 키웠습니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났습니다어느 날 주방 자매님이 그러더군요. “신부님고양이 주인이 다녀갔어요!” 내가 말했습니다. “도둑고양이도 주인 있나요그러면 그 주인은 도둑이던가요?” “아뇨예쁜 아가씨였어요.” “예쁘고 자시고 할 것 없이그런 사람이 고양이를 수도원에 버려요?” “그런데 사연이 있더군요.”

 

그렇습니다그 아가씨는 고양이를 너무 키우고 싶어서 인터넷에서 50만원 주고 그 고양이를 산 뒤한 달 동안 그 고양이만을 품고 살았더랍니다그랬더니그 엄마가 그 꼴을 못 봐고양이를 버리기로 결심했답니다그러다 고민 끝에 수도원에 주면 수사님들이 어떻게 하시지는 않을까 싶어 딸이 출근하자마자수도원 대나무 밭에 그 고양이를 두고는 줄행랑을 쳤답니다그런데 나에게는 고양이를 인터넷에서 50만원을 주고 샀다는 그 말만 들리더군요.

 

이게 웬 횡재냐그 순간 그 고양이에 대한 생각이 도둑고양이에서 명품 고양이로 바뀌더군요그 고양이를 도둑고양이 취급할 때는그 고양이의 양쪽 눈 색깔이 다른 걸 보고 웬 왕 잡종?’ 했습니다그리고 꼬리를 몸 쪽으로 휘감고 앉아있거나먹이 줄 때 제 바지를 물거나저에게 안기려 하면 도둑고양이 주제에 별 짓을 다 한다’ 하였습니다그런데 50만원 명품 고양이라는 말을 듣자, “그래어쩐지앉아 있는 자세도 우아하게 앉더라털은 어찌나 부드러운지!” 나는 그 길로 지하실로 달려가 고양이를 안고 밝은 곳으로 나와서 연신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우리 고양이명품 고양이!” 하면서 말입니다.

 

혹시 선입견을 갖고 누군가를 도둑고양이 취급하듯그렇게 대하지는 않는지요마음을 열면 정말 괜찮은 사람이고 속 깊은 사람일 수 있는데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내 성향에 맞지 않는다고나를 힘들게 할 것 같다는 이유로 그 누군가를 도둑고양이 취급하듯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은 없는지요.

 

고양이도 명품이 있는데하물며 우리 인간얼마나 소중하고 귀하게 창조된 존재인가요오늘 내 안에 있는 선입견을 하나씩하나씩 벗어 놓을 때마다우리 주변의 한 사람한 사람이 소중한 사람으로 드러날 겁니다.

 

– 강석진 신부(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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