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하느님과 대화 – 연중 제17주간 수요일

작성자
하느님의 사랑
작성일
2023-08-02 18:00
조회
4463

 

8월 2일 / 연중 제17주간 수요일

제1독서 : 탈출 34,29-35 / 복음 : 마태 13,44-46

 

전례에서는 탈출기 독서 말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모세는 시나이산에 십계명 증언판을 받으러 갔습니다. 그런데 백성들이 우상 숭배에 빠졌고, 모세는 증언판을 깨버렸습니다. 모세와 백성은 하느님의 명령에 따라 길을 출발합니다. 모세는 가는 길에 만남을 천막을 세웠습니다. 탈출기 33장에서는 이렇게 전합니다.

모세가 천막으로 들어가면, 구름 기둥이 내려와 천막 어귀에 머무르고, 주님께서 모세와 말씀을 나누셨다.

주님께서는 마치 사람이 자기 친구에게 말하듯, 모세와 얼굴을 마주하여 말씀하시곤 하였다.

모세는 만남의 천막 안에서 하느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길을 가다가 모세는 다시 시나이 산에 올라가, 새 증언판을 받고 내려옵니다. 내려올 때 모세의 모습을 오늘 독서 말씀에서는 이렇게 전합니다.

 

모세는 주님과 함께 말씀을 나누어 자기 얼굴의 살갗이 빛나게 되었으나, 그것을 알지 못하였다.

 

모세 얼굴의 빛남은 그와 하느님의 특별한 관계를 보여줍니다. 모세는 하느님과 깊고 치열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모세 얼굴의 빛남은 하느님의 영광을 반영하며, 그가 하느님의 입임을 드러냅니다. 말씀을 품고 말씀으로 사는 이는 자신도 모르게 그 말씀의 생명력으로 모습이 변하게 됩니다.

모세는 하느님과 대화를 나누고 돌아오니 얼굴이 빛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탈출기에서 모세는 하느님과 대화를 지속적으로 나누는 모습을 전해줍니다. 모세가 하느님과 대화를 깊이 있고, 끊임 없이 나누는 모습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모세가 하느님과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하느님과 대화를 나눈다는 것을 우리는 ‘기도’라도 표현합니다. 모세만이 하느님과 누리는 특권이 아니라, 지금 우리도 가능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기도하면 하느님과 대화를 나누는 것일까요?

 

기도에 관한 많은 책들이 있는데, 정규한 신부님의 가슴으로 드리는 기도라는 책이 있습니다. 기도가 어떤 것인지 명확하게 전해주는데, 책의 내용을 전합니다.

 

기도란 무엇일까요? 많은 사람이 하느님과의 대화 또는 하느님과의 만남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진정한 대화를 하고 있는지 질문해야 합니다. 대화를 한다고 하면서 상대방이 없이 혼자만 말하는 독백을 할 수도 있습니다. 대화를 한다는 것은 상대방이 체험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하느님과 진정한 대화를 하려면 ‘하느님 현존 체험’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하느님 현존 체험을 위해서 세 가지가 필요합니다.

 

첫 번째는 여유입니다. 우리는 기도 안에서도 현실에서와 같이 무엇인가를 빨리빨리 하려고 합니다, ‘빨리 한다’는 것은 결국 생각을 만들어내고, 생각이 나면 나 중심으로 무엇을 하게 되는 것이라 거기에는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하는 것이 아니고, 내 생각을 하고 있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도 안에서는 되도록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인내입니다. 우리는 자판기 문화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곧 자판기에 돈을 넣고 누르면 마시고 싶은 것이 나옵니다. 내가 원하는대로 됩니다. 하느님께 기도를 하고 그것을 하느님께서 들어주시면 우리는 하느님께 감사하며 하느님께서 계신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자판기에 돈을 넣고 아무것도 나오지 않으면 고장입니다. 하느님께 기도하고 하느님께서 들어주시지 않으면 하느님도 고장이 났다 생각하고, 우리는 냉담하기 시작합니다.

‘주사위는 내가 결정은 주님께서’라는 잠언 16장 33절의 말씀처럼, 우리는 주사위를 던지고 하느님께서는 그 숫자를 결정해 주시는 역할을 하십니다. 우리는 열심히 주사위를 던지고 내가 원하는 숫자가 나와야 한다고, 내 청을 꼭 들어달라고 기도합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역할을 자신이 하는 것이고, 하느님을 종처럼 부리겠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들어주시든 들어주시지 않든 하느님께 맡기고 인내를 가지고 기도를 해야 할 것입니다.

 

세 번째 필요한 것은 갈망 또는 열망입니다. 기도할 때 하느님을 만나도 그만 안 만나도 그만 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하는 기도와 하느님을 만나려고 하는 갈절함이 있는 기도와는 다릅니다.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해야 하겠다는 열망이 적으면 그만큼 하느님 현존 체험은 어려워지기 때문에 만나려는 갈망이나 열망이 간절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독서의 모세는 만남의 천막에서 하느님을 대화를 나누었고, 또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모세는 하느님과 대화를 나누고, 그 말씀대로 행동합니다.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동에서 주님과 함께 말씀을 나눈 모세처럼 기도의 영향을 받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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