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마리아의 엘리사벳 방문 –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작성자
하느님의 사랑
작성일
2023-05-31 14:21
조회
4447

 

  5월 31일 /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제1독서 : 스바 3,14-18 / 복음 : 루카 1,39-56

 

  복되신 동정 마리아 방문 축일에는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방문하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마리아는 엘리사벳을 방문하기 전에 가브리엘 천사로부터 예수님을 잉태하게 될 거라고 듣습니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섭리를 받아들이셨고, 누군가와 이 일에 대해서 나누고 싶으셨습니다. 그 대상은 친척 엘리사벳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마리아가 천사의 예고 때 들었던 말씀 때문입니다.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하였다. 아이를 못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루카 1,36-37)

 

  마리아는 천사로부터 엘리사벳이 하느님의 섭리로 생명을 임신한 여인임을 알게 됩니다. 마리아는 자신의 상황을 가장 잘 이해해줄 사람이 엘리사벳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엘리사벳이야 말로 성령의 도움을 통한 잉태의 기쁨을 나누기에 가장 적합했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래서 마리아는 서둘러 갔습니다. 기쁨을 나누고 더 큰 의미를 찾기 위한 여정이었습니다.

 

  그리고 마리아는 즈카르야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인사합니다. 이에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큰소리로 외칩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루카 1,42-43)

 

  성령이 엘리사벳에게 임했기에, 마리아가 임신했음을 알았고, 그 아기가 주님임을 알아봅니다. 마리아가 천사의 예고를 들은지 한 달이 안되었을 터이니, 엘리사벳은 성령이 아니고서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사실을 알아본 것입니다. 엘리사벳은 신비로운 사실 2가지, 수태한 사실과 아기가 주님이라는 것을 성령을 통해서 알아봅니다.

 

  마리아와 엘리사벳은 모두 하느님의 섭리 가운데 있는 여인이었고, 두분은 하느님의 섭리에 대해 석달 가량 함께 나누는 시간을 보냅니다. 하느님이 하신 큰 일에 대해서 함께 나누는 것이 서로에게 큰 힘과 위로가 되었습니다.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찾아갔던 것처럼, 하느님의 섭리에 대해서 나누는 이야기를 봅니다.

 

  어린 시절부터 전능하신 하느님께 자신을 봉헌했던 성 베네딕토의 여동생 스콜라스티카는 매년 한 번씩 자기 오빠를 방문했습니다. 서로 만나는 때이면 베네딕토는 그를 만나려고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수도원 소유지로 내려가곤 했습니다.

 

  한 번은 매년 해오던 대로 스콜라스티카가 찾아오자 공경하올 베네딕토는 몇 명의 제자들과 함께 거기에 내려가서 여동생을 만났습니다. 그들은 하느님께 찬미의 노래를 부르고 영적인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온종일을 보냈습니다.

 

  식탁에서 거룩한 대화를 계속하던 중 밤이 깊어지자 이 경건한 여인은 베네딕토에게 청했습니다. “아침이 될 때까지 천상 기쁨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면 어떨까요?” 베네딕토가 대답했습니다. “스콜라스티카, 무슨 말을 하는 거니? 내가 수도원에서 떠나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너는 알고 있지 않니?”

 

  거절을 들었을 때 스콜라스티카는 식탁 위에 자기 손을 모아 그 손으로 머리를 받치고 전능하신 주님께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이윽고 식탁에서 머리를 들었을 때 갑자기 번갯불과 우레가 일어나며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하여 베네딕토와 그의 동료들은 문밖으로 발걸음을 내디딜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베네딕토는 자원하여 거기에 머무르기를 원하지는 않았지만 마침내 거기에 머무를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온 밤을 함께 지내면서 영적 생활에 대해 거룩한 대화를 마음껏 나눌 수 있었습니다. 베네딕토의 여동생 스콜라스티카는 영적인 대화를 깊이 나누고 싶었고, 그 시간이 소중함을 전해줍니다.

 

  오늘 복음의 마리아는 먼 길을 떠나, 유다 산악지방 엘리사벳의 집으로 갑니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섭리에 대해서 나누려고 간 것입니다. 마리아는 다른 사람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처럼 하느님의 섭리를 체험한 엘리사벳을 찾아갑니다. 마리아는 엘리사벳을 만나면서, 서로가 큰 위로의 시간을 가졌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섭리에 대해서 누군가와 나눌 수 있다는 것이 큰 힘이 됨을 오늘 복음을 통해서 보게 됩니다. 우리도 우리 안에 하느님의 일에 대해서 누군가와 나누면 위로의 시간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찾아갔던 것처럼, 때로는 우리도 누군가와 하느님의 일에 대해서 나누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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