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거룩함에 대해서 – 부활 제7주간 수요일

작성자
하느님의 사랑
작성일
2023-05-24 14:26
조회
3745

 

5월 24일 / 부활 제7주간 수요일

제1독서 : 사도 20,28-38 / 복음 : 요한 17,11ㄷ-19

 

오늘 예수님께서는 세상을 떠나시기 전에 기도하십니다. 제자들이 세상 안에서 거룩해지도록 기도하십니다.

 

제가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처럼 이들도 세상에 속하지 않습니다.(요한 17,14)

이들을 진리로 거룩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17)

 

‘거룩하게 하다’라는 의미는 어떤 물건이나 사람을 세속적 영역에서 분리하여 하느님의 영역으로 들어가게 함을 의미합니다. 그렇게 되면 그 물건이나 사람은 세속적 용도로 쓰이지 못하고 온전히 하느님만의 것이 됩니다. 이러한 거룩함은 거룩하신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 우리를 거룩하게 해달라고 청하십니다. 거룩함은 우리 스스로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으로부터 오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예수님께서 하느님께 우리를 거룩하게 해달라고 청하신 거룩함을 보려고 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거룩하게 사는 삶일까요?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성덕에 관한 권고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는 권고에 이렇게 우리에게 전해주십니다. 아주 얇은 책이고 교황님이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전해주신 권고이기에, 한번쯤 보길 권해드립니다. 아주 구체적으로 예화입니다.

 

예를 들어, 한 부인이 장을 보러 시장에 갔다가 이웃을 만나 담소를 나누는데 남을 흉보는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런데 이 부인은 마음속으로 이렇게 다짐합니다. “아니야, 나는 그 누구에 대해서도 나쁘게 말하지 않을 거야.” 이것이 성덕으로 나아가는 한 걸음입니다. 그러고 나서 집에 갔더니 아들이 자기 꿈과 희망에 대하여 그녀에게 말하고 싶어 합니다. 피곤하였지만 아들 곁에 앉아서 애정을 가지고 참을성 있게 그의 말을 들어줍니다. 바로 이것도 성덕을 가져다주는 또 다른 희생입니다. 그다음, 그 부인은 어떤 불안감이 들었지만, 동정 마리아의 사랑을 떠올리고는 묵주를 들고 믿음으로 기도합니다. 이것도 또 다른 성덕의 길입니다. 한번은 그녀가 외출하였다가 길거리에서 불쌍한 사람을 만나자 멈추어 서서 그에게 친절한 말 한마디를 건넵니다. 이 또한 성덕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입니다.

 

남을 흉보는 말을 하는데 참는 몸짓, 또 피곤함을 넘어서서 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희생, 불안감이 들었을 때 하는 묵주기도, 불쌍한 사람에게 따뜻한 한마디 전하는 것, 거룩함은 멀리서 있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가까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의 이러한 거룩함의 원천은 어디에서 청할 수 있는 것일까요?

 

성 치쁘리아노 주교 순교자는 주님의 기도 해설에서 이렇게 전해 주십니다.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라고 기도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 기도로 말미암아 거룩해지시기를 청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분의 이름이 우리 안에서 거룩히 빛나시기를 청합니다. 거룩하게 하시는 분은 하느님이신데 누가 하느님을 거룩하게 할 수 있겠습니까? 하느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여야 한다.” 세례로 거룩하게 된 우리는 발 딛기 시작한 그 거룩함에 항구하기를 간절히 청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매일매일 청합니다. 매일매일 거룩해지는 것이 우리의 본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매일 죄를 짓게 되므로 끊임없이 거룩해짐으로써 죄를 씻어버려야 합니다.

 

거룩함은 우리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해주심을 기억합니다. 테살로니카 1서의 말씀을 봅니다.

 

“평화의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온전히 거룩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시기를 빕니다. 또 여러분의 심령과 영혼과 육체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시는 날까지 완전하고 흠 없게 지켜 주시기 빕니다.”(공동번역 1테살 5,23)

 

테살로니카 말씀에서처럼, 우리를 거룩하게 해주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우리의 일상의 만남 안에서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거룩한 삶의 실천으로 나아갔으면 합니다. “제가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처럼 이들도 세상에 속하지 않습니다. 이들을 진리로 거룩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14.17) 오늘 예수님의 기도가 우리 안에서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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