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씨 뿌리는 사람 – 연중 제16주간 수요일

작성자
하느님의 사랑
작성일
2023-07-26 15:23
조회
4327

 

7월 26일 / 연중 제16주간 수요일

제1독서 : 탈출 16,1-5.9-15 / 복음 : 마태 13,1-9

 

오늘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요한 금구 성인은 이렇게 설명해 주십니다. 당신의 가르침은 씨요, 인간의 영혼은 밭이며, 당신 자신은 씨뿌리는 사람이라고 하십니다.

 

씨 뿌리는 사람이 골고루 구별 없이 자신의 온 밭에 씨를 널리 뿌리듯, 주님께서도 부자와 가난한 사람, 유식한 사람과 무식한 사람, 게으른 사람과 부지런한 사람, 대범한 사람과 소심한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시고, 모든 이에게 선물을 주십니다. 그분께서는 모든 사람을 향하고 계시고, 결과를 미리 아시면서도 당신의 할 바를 하십니다.

 

어떻게 그 많은 씨앗을 잃어버리게 되었는지, 그것은 씨 뿌리는 사람 탓이 아니라, 씨를 받아들이는 땅, 곧 듣기를 거부하는 영혼의 탓입니다. 그분께서는 당신 제자들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 주시고 제자들을 가르치시려고 이 비유를 들려주셨습니다. 살아남은 씨보다 더 많은 씨를 잃어버린다 할지라도, 제자들이 마음을 잃어버린 채 실망하지 않게 하려는 뜻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씨 뿌리는 일을 결코 멈추지 않으시는 주님의 방식입니다. 씨 가운데 어떤 것들은 아무 반응도 없으리라는 사실을 미리 아시면서도 그리하시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가시덤불 속에, 돌밭이나 바위 위에, 길가에 씨를 뿌리는 일이 도대체 합리적이냐고 물을 것입니다.

 

돌밭은 경작할 수 있는 흙으로 바뀌기 어려워 보입니다. 길은 길로, 가시덤불은 가시덤불로 남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영적 질서에서는 이렇지 않습니다. 돌밭이 기름진 땅이 될 수 있고, 길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밟히지 않으면 풍요로운 밭이 될 수 있으며, 가시덤불을 걷어 내면 뿌려진 씨들이 한껏 자라나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주님께서는 씨를 뿌리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우리에게 말씀의 씨앗을 주시는데, 우리 마음이 길인지, 돌밭인지, 가시덤불이지, 좋은 땅인지는 우리가 선택하는 것입니다.

 

좋은 땅에 떨어진 씨앗은 열매 맺습니다. 복음에서 전하지 않지만, 좋은 땅에 떨어진 씨앗이 열매 맺기까지는 이런 과정이 더 있지 않을까 깊습니다. 잡초가 자라면, 잡초를 뽑아주어야 합니다. 또 열매가 열리면 다 살릴 수는 없고, 그 중에 살릴 수 있는 열매를 선택해야 합니다. 또 선택한 열매를 봉지로 씌워주는 노력을 해야, 새가 그 열매를 쪼아먹지 않습니다. 추수 때가 되었을 때 이렇게 수많은 노력을 해야 열매를 수확할 수 있습니다.

 

즉, 우리가 하느님 말씀을 받아들이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더라도 말씀을 삶으로 살아내려는 노력을 해야 열매 맺을 수 있습니다.

 

한가지 노력과 관련된 이야기를 드리면, 2010년 7월 8일 신문에는 경남 함안 성산산성에서 발견된 고려시대의 연꽃 씨앗에서 피어난 연꽃 사진이 일제히 실렸습니다. 그 꽃은 연못의 지하 퇴적층에서 발견된 열 개의 씨앗 중 한 개에서 핀 꽃이었습니다. ‘아라홍련’으로 이름이 지어졌습니다. 그 연꽃 씨앗은 얼마나 자신을 꽃 피우고 싶었을까요. 연꽃 씨앗은 조건이나 환경이 맞지 않으면 천 년이 돼도 싹을 틔우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씨앗도 한 송이 연꽃을 피우기 위해 700년이나 참고 기다려왔으니 얼마나 긴 인내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연꽃이 꽃을 피우는 것처럼, 또 좋은 땅에 떨어진 씨앗이 열매를 맺는 과정에서 환난이나 박해를 넘어가야 되고 또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도 넘어가야 합니다.

 

우리는 매일 성경 말씀을 마음에 대합니다. 우리 마음이 길이라면 쟁기질을 하고, 돌밭이라면 돌을 파내야 하고, 가시덤불이라면 가시덤불은 걷어냅니다. 우리 마음을 인내롭게 좋은 땅으로 가꾼다면, 우리의 열매는 백 배, 예순 배, 서른 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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