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후렐로스의 그리스도(Cristo de Furelos) – 사순 제2주간 수요일

작성자
하느님의 사랑
작성일
2022-03-16 19:19
조회
15216

3월 16일 / 사순 제2주간 수요일

제1독서 : 예레 18,18-20 / 복음 : 마태 20,17-28

 

  오늘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 입성 전에, 3번째 수난 예고를 하십니다. 오늘 복음은 지난 주일 거룩한 변모 복음 말씀과 연결해서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산에서 모세와 엘리야와 예루살렘에서 이루실 일, 곧 세상을 떠나실 일을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베드로는 그 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초막을 짓겠다고 합니다. 베드로는 예수님과 함께 지내고만 싶었고, 예루살렘에서 이루실 수난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베드로가 이해하지 못했던 것처럼, 오늘 복음의 제자들도 똑같이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예수님께서 수난과 죽음을 예고하자,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가 예수님의 나라에서, 오른쪽과 왼쪽의 좋은 자리를 부탁합니다. 마르코 복음에서는 두 제자가 직접 요청했지만, 마태오는 이를 어머니로 바꾸어 전합니다.

 

  예수님의 오른쪽과 왼쪽 자리를 청하는 의미는, 하늘 나라 영광의 자리를 청한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의 영광의 자리를 청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다른 열 제자들은 그 두 제자를 불쾌하게 여겼습니다. 이는 나머지 제자들도 예수님과 함께 세상의 영광을 보고자 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설명하십니다.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마태 28,20)

  예수님께서는 섬기러 오셨고, 우리 죄의 용서를 위해서 수난하고 죽음을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왜 우리에게 오셨는지 다시금 기억하게 해주는 복음입니다. 오늘 제자들은 아직 예수님께서 어떤 분이신지 모르고, 세상적인 영광을 쫓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세상의 영광을 위해 오신 분이 아니라고 다시금 전하십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전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게 해주십니다.

 

  구체적으로 한 이야기를 통해, 예수님의 섬김과 예수님의 용서에 대해 보려고 합니다.

 

  오래전, 스페인 멜리데(Melide)의 한 성당 십자가 아래서 수많은 대죄를 고백하며, 진심으로 통회하는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사제는 그에게 앞으로 다시는 죄짓지 말라고 당부하며 사죄경을 그으며 죄를 사하여 주었습니다. 그 사람은 죄를 짓지 않으려고 애썼으나 얼마 후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다시 죄를 짓게 되었습니다.

 

  그도 한 사람의 나약한 인간이기에 사제는 그의 죄를 하느님의 이름으로 다시 용서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나약함에 습관처럼 거듭 죄를 지으며, 똑같은 고해성사를 청하는 일이 되풀이 되자 사제는 그의 진정성이 의심되어 사죄경을 미루었습니다.

 

  바로 그때,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께서 당신 오른손을 못에서 빼내어 그에게 구원의 표지인 사죄경을 그어주신 다음 사제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전해집니다. 그를 의하여 피를 흘린 것은 그대가 아니다!”

  ‘구원의 손 그리스도’의 전설 (Cristo de Furelos / 스페인 멜리데 후렐로스의 성 요한 성당 소장)

 

  그 사제가 죄의 용서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을 때, 십자가 위의 예수님께서 손을 내리시어 죄를 용서해 주십니다. 예수님의 섬김의 모습과 예수님께서 우리 죄를 용서해 주기 위해서 돌아가심을 더 기억하게 됩니다.

 

  오늘은 내가 예수님을 왜 따르고 있는지 보게 됩니다. 신앙생활을 하면, 예수님께서 경제적으로 넉넉하게 도와주시지 않을까? 아니면, 기도하면 내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예수님과 함께 한다는 것이, 뭔가 현제적인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은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섬김, 그리고 우리 죄에 대한 용서를 말씀해 주십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예수님을 따르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섬김, 예수님의 죄의 용서가 우리와 함께 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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