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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나누기

다니엘서 개관 – 연중 제34주간 월요일

작성자
하느님의 사랑
작성일
2023-11-29 19:41
조회
6175

 

11월 29일 / 연중 제34주간 월요일

제1독서 : 다니 1,1-6.8-20 / 복음 : 루카 21,1-4

 

연중 제34주간 독서가 다니엘서가 전해집니다. 오늘은 다니엘서의 개관을 보고자 합니다.

 

원어로된 다니엘서를 보면, 언어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의 책 안에 세 가지 언어가 혼용되어 있습니다. 히브리어, 아람어, 그리스어가 있습니다. 다니엘서는 데1경전과 제2경전으로 나누는데, 제1경전은 셈족 계열 언어인 히브리어와 아람어로 서술되어 있고 제2경전은 그리스어로 되어 있습니다. 가톨릭에서는 제1경전과 제2경전을 성경으로 간주하지만 개신교에서는 제2경전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내용 역시 두 가지 장르가 혼합되어 있습니다. 전반부 1-6장은 다니엘과 친구들이 벌이는 전설적인 이야기들이 ‘설화’양식으로 소개되고 있고 후반부 7-12장은 환시를 등장시키는 묵시 문학 양식으로 소개됩니다. 묵시문학이란 세상의 마지막 때와 그때에 도래할 하느님 나라에 대한 계시를 전하는 문학입이다. 신약성경에는 요한 묵시록이 있습니다.

 

묵시문학은 세상에 종말이 임박했음을 알리면서 장차 일어날 천재지변(천체의 혼돈, 전쟁이나 지진), 선과 악의 대결과 하느님의 승리, 그리고 마침내 도래할 하느님 나라에 대해 전합니다. 또한 의인의 구원과 악인의 파멸을 장엄하게 선포함으로써 박해와 고난의 시기를 살아가는 신앙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북돋우기도 합니다.

 

다니엘의 인물과 저자는 히브리어로 다니엘의 의미는 하느님은 정의로우시다. 하느님은 나의 정의라는 뜻입니다. 다니엘서의 저자가 실제 저자가 다니엘이 아니라는 것 외에, 저자에 대해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다니엘서가 쓰인 시기는 마카베오 항쟁의 시발점이 되었던 시리아의 안티오코스 4세의 종교박해 무렵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니엘서에서 주요 주제는 신앙에의 충실함입니다.

먼저 신앙에 반하는 관습에 맞서는 모습입니다.

우리는 다니엘서를 읽으면서, 이방인들 한가운데에서 비신앙적, 반신앙적 방식들을 강요받았던 이들이 때로는 지혜롭게 주위와 공존하고, 때로는 처절하게 목숨을 걸고서 신앙을 지켜갔던 모습을 만나게 됩니다. 때로는 관용과 지혜로, 때로는 결코 타협하지 않는 단호한 결기로 세상 속에서 지혜롭게 살아가야 할 우리 일상의 모습이 담긴 책이 다니엘서입니다.

 

다니엘과 친구들에게 닥친 첫 시련은 바빌론 임금의 명으로 율법 상 부정한 음식과 술을 강요당한 일이었습니다. 월요일 독서 말씀이었습니다. 다니엘은 내시장을 만나 채소만 먹고도 좋은 용모를 유지할 터이니 부디 자신들이 정결함을 유지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을 합니다. 위험을 무릅쓰면서도 하느님 앞에서 언제나 흠 없이 정결하고 싶었던 다니엘의 이 마음을 하느님께서는 귀하게 보셨을 것입니다. 과연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결과들이 이어집니다. 내시장은 ‘제 목이 걸린 일’(1,10)인데도 이방인 볼모에 불과한 다니엘의 청을 받아들여 주었고, 하느님께서는 다니엘과 친구들에게 바빌론의 다른 그 어떤 현자들보다 뛰어난 지혜와 예지를 주시어 그들을 들어 높이셨습니다. 하느님께 충실하고자 하는 마음 그 하나만 꼭 간직하고 산다면 모든 앞길은 하느님께서 몸소 열어주신다는 그 단순한 사실을 알게 됩니다.

 

다음으로 타오르는 불가마와 사자 굴에서 찬미 노래를 부르는 장면입니다.

 

다니엘과 친구들은 음식 규정 정도는 어느 정도 현실과의 타협이 가능했습니다. 임금이 명한 부정한 음식을 먹지 않았지만 적어도 겉으로는 먹는 척 해 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하느님을 버리고 우상을 섬기라는 임금의 명에는 절대로 따를 수 없었습니다.(3,1-18; 6,1-14) 그들이 고위 관직과 보장된 삶(2,48-49; 5,29)을 내던지고 타오르는 불가마 속으로, 또 굶주린 사자들이 득실대는 사자 굴로 들어간 것은 오직 하느님만을 섬기기 위해서였습니다.

 

먼저 다니엘의 세 친구가 타오르는 불가마에 던져집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구해 내시지 않는다 해도, 우리는 당신의 신들을 섬기지 않겠소.’(3,17-18 참조)라고 말하는 그들의 믿음에는 아무런 조건이 없습니다. 걱정도 두려움도, 풍족히 누리던 그 모든 것들도, 심지어 목숨을 내놓으면서도 하느님께 아무런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그들의 믿음에 먼저 응답하신 것은 바로 하느님이셨습니다. 주님의 천사가 내려와 불길을 가마 밖으로 내몰고, 가마 복판을 이슬 머금은 바람이 부는 것처럼 만들어 그들을 구해냅니다. 이때에 세 젊은이가 불렀던 찬미가(3,52-88)를 우리도 성무일도 주일 아침기도때 “주님의 모든 업적들아, 주님을 찬미하라. 영원히 주님을 찬송하고 찬미들 하라.” 기도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니엘에게도 죽음의 위협이 닥칩니다.(6장) 그는 다리우스 임금 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기도하지 말라는 법을 어기고서 하루 세 번 무릎을 꿇고 하느님께 기도하다가 붙잡혀 사자 굴에 던져졌지만 하느님께서는 또 한 번 천사를 보내시어 밤새 그를 지키셨습니다. 다니엘에게는 털끝 하나 건들지 않았던 사자들이 그를 모함했던 악인들이 구덩이에 던져지자 순식간에 갈기갈기 찢어버리는 것을 보았을 때 모든 이들이 하느님을 두려워하며 그분이 누구이신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다니엘서는 유배지에서 박해받던 유다인들을 격려하기 위하여 기록되었습니다. 고통 중에서도 예언자들을 통해서 하신 하느님의 약속을 굳게 믿으며, 하느님께 충실한 자는 구원 되리라는 확고한 희망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이 지상의 모든 권세는 사라지지만 하느님의 지배만은 영원히 계속되리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그들이 처한 위기 상황을 끝까지 참고 견디어 나아가는 데 위로와 힘을 주고자 했습니다.

 

다니엘서의 주요 주제는 ‘하느님에 대한 충실함’입니다. 유배와 이방 종교의 위협 속에서도 청년 다니엘을 최고의 위치로 부상시킨 비결은 그가 하느님께 가졌던 절대적인 신앙이었습니다. 다니엘은 언제 어디에서나 ‘하느님께서 함께’한다는 의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10장에 보면 천사가 다니엘게 힘을 북돋아 주는 장면이 전해집니다. 이는 우리에게도 힘을 전해주는 듯 합니다. 공동번역 다니엘서 10장 19절을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사람아, 안심하여라. 두려워 말고 힘을 내어라. 힘을 내어라.”

지금 우리도 다니엘서가 쓰여질 때처럼 어렵고 고통 중에 있을 수 있습니다. 다니엘이 천사에게 들었던 말씀이, 또 우리에게도 전해져서 하느님께 사랑받고 있음을 깨달아 힘을 내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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