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주님을 증거하는 삶 – 2021년 9월 12일 나해 연중 제24주일

작성자
이경재
작성일
2021-09-12 10:40
조회
3912
   주님을 증거하는 삶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마르 8,29)라고 물어보시는 것처럼 우리 각자에게도 똑같이 물어보십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모두에게 던지시는 질문이지요. 우리 신앙의 삶은 주님께서 누구이신지, 그분께서 어떠한 분이신지 증언하고 증거하는 삶입니다. 그런데 주님을 따르고 그분을 증거하는 삶이 결코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것은 그러한 신앙의 삶이 세상 사람들의 삶과는 너무도 다른 삶이기 때문입니다. 독일 신학자 게르하르트 로핑크(Gerhard Lohfink)는 교회를 세상의 삶과 극명히 대조되는 “대조사회”(Contrast Society)라고 명명하였을 정도로 그리스도인의 복음의 삶은 지극히 역설적인 삶입니다.

 

    한 예로, 세상은 자신을 위해서 살아가라고 말하며 자신에게 피해를 준 사람에게 그대로 되갚아주거나 그런 사람과 과감히 “손절”해버리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아무런 조건없는 사랑으로 끊임없이 서로 용서하며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서로 거저 베푸는 삶, 자신이 아니라 타인을 위한 삶을 살라고 말씀하십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서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와 복음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마르 8,35)라고 분명히 말씀해 주셨듯이, 그런 지극히 역설적인 “십자가”의 삶에 우리의 참 행복이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손절하는 문화는 죽음의 문화로서 결코 주님께서 원하시는 뜻이 아니지요.

 

    우리가 역설적인 복음의 삶을 살아갈 때 분명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따를 것입니다. 우리도 예수님처럼 주위 사람들로부터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지도 모릅니다. 베드로 사도가 예수님께 그랬던 것처럼, 가까운 가족이나 친한 사람들로부터 강력한 반대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우리의 참 행복이 있는 주님의 복음을 선택하며 계속해서 나아가시기 바랍니다! 바로 그 어려움의 순간에 주님께서는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오늘 복음을 통해서 우리에게 알려주시고 계십니다. 당신께서 친히 알려주신 첫째 계명이 하느님 사랑이고 둘째 계명이 이웃사랑이듯이, 무엇보다도 먼저 하느님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하느님께 오롯이 의지하여 꿋꿋이 세상의 유혹에 동의하지 말라고 알려주십니다. 베드로 사도에게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마르 8,33)라고 무척 단호하게 말씀하셨듯이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먼저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마르 8,27)라고 물으신 다음에, 이어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라고 물으신 의도도 바로 주위 사람들의 잘못된 생각들에 악영향을 받지 말고 무엇보다도 먼저 하느님과 자신과의 내밀한 관계에 따라 살아가도록 이끌어 주시기 위함이셨을 것입니다. 참으로 ‘하느님께서 나에게 어떠한 분이신가?’, ‘나는 하느님 앞에서 어떠한 존재인가?’ 바로 하느님과의 그 절대적인 사랑의 관계에 우리의 참 행복과 자유와 평화가 있습니다! 그것을 알게 되면 우리의 앞길에서 그분께서 주시는 힘으로 자유롭게 “하느님의 일”을 선택하며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과 그분의 제자들, 그리고 수많은 성인들과 특히 우리의 순교자들께서는 주님을 따르시면서 그분께서 누구이신지 결코 말로만 증언하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온 삶으로써, 살아있는 행동으로써 증거해보여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순교자들을 증거자, 증인(μάρτυς, martyr)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도 주님의 참된 제자로,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나 수많은 성인들, 순교자들의 뒤를 따라 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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