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바라는 대로 행하라

복지회 형제들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3-20 16:42
조회
2120

가해 사순 제2주간 월요일 (루카 6,36-38)

 

 

바라는 대로 행하라

 

  찬미예수님! 사순시기가 한 주 한 주 거듭될수록 우리의 마음도 부활에 조금씩 더 다가가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절실하게 그리고 합당하게 부활을 기다리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그런 점에서 오늘 독서와 복음을 우리 마음에 깊게 새겼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죄를 지으면, 나를 아는 다른 사람들이 이를 알게 될까봐 두려워합니다. 창피하기도 하고, 자존심이 상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나를 아는 신부님이 아니라 나를 모르는 신부님한테 가서 고해성사를 보기도 합니다. 나를 아는 사람에게 나의 부끄러운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떻게 하든 우리가 지은 잘못과 죄, 그리고 악습들을 하느님 앞에서 숨길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점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차마 말하기 어려운 것들이 있게 마련이죠. 그런데 오늘 독서에서 다니엘은 그 모든 잘못들을 하느님 앞에 남김없이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다니엘의 기도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스스로 잘못한 바를 인정하지 않으면, 비록 죄책감을 갖는다 하더라도 죄를 고백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 앞에서 죄를 고백하지 않으면, 고백하지 않은 만큼 나의 삶에 어둠이 생깁니다. 그 어둠은 점점 더 커져서 결국 나를 하느님의 빛이 아니라 캄캄한 어둠 속에서 살게 합니다. 벗어나고 싶어도 잘 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은 잘만 살아가는 것 같은데 나는 왜 이리 힘든가 하면서 결국 하느님 앞에 나아가기를 포기하게 됩니다. 내가 죄인으로 낙인찍히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막막하고 죽을 것만 같은 느낌을 가질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자기가 지은 죄를 겸허하게 인정하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럴 때에 비로소 자비와 용서가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도 알게 되지요.

 

  결국 우리가 이렇게 죄를 고백하는 단 하나의 이유는 하느님 마음에 드는 모습으로 살다가 영원한 생명으로 나아가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내가 죄를 지어 하느님의 마음을 아프게 해 드리면, 우리에게 약속된 그것을 얻지 못할까봐 하느님께 용서를 구하고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청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용서해 주시기를 바라고 자비를 베풀어주시기를 우리가 바란다면, 우리도 그렇게 우리 이웃들에게 해주라고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나의 죄가 하느님 앞에 기억되기를 원치 않는다면, 우리도 다른 사람들의 죄를 기억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하느님 앞에서 죄인으로 낙인찍히고 싶지 않다면, 우리도 다른 사람들을 죄인으로 낙인찍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살면서 죄를 짓지 않을 수 없는 것처럼, 나와 함께 살아가는 다른 이웃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간음하다 잡힌 여인에게 죄를 묻지 않으셨던 예수님처럼, 그리고 재산을 탕진하고 돌아온 둘째 아들에게 이유를 묻지 않았던 아버지처럼, 우리도 내 주위의 누군가를 그렇게 대해줄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안에 숨어 있는 하느님의 놀라운 자비와 용서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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