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하느님을 시험하는 일

복지회 형제들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3-31 09:03
조회
1383

가해 사순 제3주간 목요일 (루카 11,14-23)

 

 

하느님을 시험하는 일

 

  찬미예수님! 우리는 세례 받은 이후로 가끔 하느님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가질 때가 있습니다. 내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고통을 겪을 때, 하는 일마다 제대로 되지 않을 때, 나 자신이 내 맘대로 잘 통제되지 않을 때 우리는 주님께 도우심을 청하고 기도하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항상 주님을 느끼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 기도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고 여길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 쉽게 말하면 우리가 주님을 잘 느끼지 못할 때 ‘정말 하느님이 계시는가?’ 하는 의문을 갖기 쉽습니다.

 

  이러한 의문을 갖는 것은 우리가 영성생활을 해 나가면서 꼭 거쳐야 하는 과정입니다. 하느님의 존재에 대해, 그분의 전능하심과 자비하심에 대한 의문을 갖지 않고서는 가슴 속 깊은 데서 우러나오는 신앙 고백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달리 말하면 우리의 믿음은 살면서 한 번 정도는 반드시 시련을 겪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두고 베드로 사도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그것은 불로 단련을 받고도 결국 없어지고 마는 금보다 훨씬 값진 여러분의 믿음의 순수성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에 밝혀져, 여러분이 찬양과 영광과 영예를 얻게 하려는 것입니다.”(1베드 1,7)

 

  그런데 이렇게 의문을 가지고 있을 때, 우리는 두 가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하나는 하느님께서 정말로 계시는지 시험하는 일과 하나는 의문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믿는 일입니다. 저 역시도 숱하게 하느님을 시험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한다고 해서 제가 하느님의 존재를 늘 깨달았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내가 하느님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갖고 하느님의 능력을 시험한다고 해서 늘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시지도 않거니와, 보여주신다고 하더라도 나는 계속해서 의심을 하게 될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사람들의 모습도 그러합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표징을 요구합니다. 벙어리마귀가 들린 병자가 바로 눈 앞에서 치유되는 것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표징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보면 부자와 라자로의 비유에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그들이 모세와 예언자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누가 다시 살아나도 믿지 않을 것이다.”(루카 16,31)

 

  오늘 제1독서에서는 우리의 그러한 모습을 두고 한탄하는 예레미야의 목소리를 전합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믿기 위해서, 정말로 순수하게 하느님을 믿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표징이 아닙니다. 어떤 기적 때문에, 어떤 표징이나 암시 때문에, 기도를 통해 얻는 평화로움 때문에 우리가 하느님을 믿고 있는 것이라면, 그 믿음은 이러한 것들이 사라지면 없어지고 말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좋은 것을 받거나 나쁜 것을 받거나, 내가 하느님을 느낄 수 있거나 없거나에 흔들림이 없이 하느님을 믿는다면 우리는 행복합니다. 태산을 옮길 필요도 없고, 바다를 옮길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하소서’라고만 하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의 행복은 믿음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 모두 행복한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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