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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만

복지회 형제들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4-14 08:58
조회
1297



가해 사순 제5주간 목요일 (요한 8,51-59)

 

 

  교만

 

  찬미예수님! 주님의 수난이 가까울수록 유다인들과 예수님과의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유다인들과 예수님은 서로 대립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급기야 유다인들은 예수님께 돌을 던지려고 하였지만, 아직 때가 이르지 않아서 그렇게 하지 못하였습니다. 이러한 긴장 관계가 얼마나 불편한 것인지 우리는 잘 알고 있죠.

 

  오늘 복음을 통해서 우리는 교만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믿고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어떤 때에는 하느님이 잘 느껴지지 않다가도, 어느 때에는 정말 기도 중이나 일상 가운데에서도 하느님을 깊게 체험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 순간 우리는 의심과 불안을 모두 없앨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앙생활에 더욱 더 큰 열정이 생겨납니다.

 

  이렇게 하느님을 체험하고 나면, 이 세상에서 벌써 구원을 얻은 것처럼 기쁘고 주님 안에서 많은 열매들을 당장이라도 맺을 수 있을 것 같겠지만, 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렇게 기도를 열심히 하고 묵상을 열심히 하면서 하느님을 체험했다고 하는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교만해집니다. 진정 마음으로 기도하고 하느님께 나아가고자 하는 영혼은 겸손해 질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의 잘못에 너그러운 마음을 갖게 됩니다. 겸손은 성령께서 활동하시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정말로 하느님이신 그분을 체험하고, 또 열심히 기도하고 활동하는 사람들이 교만해지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그 이유는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유다인들에게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당시 유다인들은 오늘 제1독서에서 하느님께서 아브라함과 맺은 계약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그 계약의 후손들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했습니다. 지금 어떻게 사느냐가 아니라, 단지 선택된 민족의 후손이라는 것이 더 중요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계약에 의해 자신들은 아브라함의 공덕으로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자동으로 얻고 있다고 여기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오셔서 이러한 그들의 생각을 모두 뒤엎으십니다. 심지어 당신께서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부터 계셨다고 이야기하니까, 사람들은 모두 참지 못하고 돌을 집어 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동의 동기를 들여다보면, 이런 생각이 숨어있음을 발견합니다. ‘내가 하느님과 얼마나 가까운 사람인데, 감히 네 까짓 게 나를 모욕하느냐?’ 그래서 예수님보고 마귀가 들렸다고 하고, 돌을 던져 죽이려고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 앞에서 많이 부족함을 고백합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부족함을 감추려고 애를 씁니다. 게다가 하느님을 조금이라도 더 체험하고 깨달았다고 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알게 되었음을 자랑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을 체험한 사람들은 환시와 계시를 겪은 바오로 사도의 경고를 주의 깊게 들어야 합니다.

 

  “내가 설사 자랑하고 싶어 하더라도, 진실을 말할 터이므로 어리석은 꼴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랑은 그만두겠습니다. 사람들이 나에게서 보고 듣는 것 이상으로 나를 생각하지 않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 계시들이 엄청난 것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내가 자만하지 않도록 하느님께서 내 몸에 가시를 주셨습니다. 그것은 사탄의 하수인으로, 나를 줄곧 찔러 대 내가 자만하지 못하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이 일과 관련하여, 나는 그것이 나에게서 떠나게 해 주십사고 주님께 세 번이나 청하였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너는 내 은총을 넉넉히 받았다. 나의 힘은 약한 데에서 완전히 드러난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리스도의 힘이 나에게 머무를 수 있도록 더없이 기쁘게 나의 약점을 자랑하렵니다.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서라면 약함도 모욕도 재난도 박해도 역경도 달갑게 여깁니다. 내가 약할 때에 오히려 강하기 때문입니다.”(2코린 12,6-10)

 

우리 모두 겸손한 마음으로 주님의 부활을 준비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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