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유다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4-20 11:40
조회
1302

성주간 수요일

 

제1독서 이사 50,4-9ㄱ

복음 마태 26,14-25

 

 

 오늘 복음에서는 “열두 제자 중의 한 사람” 즉 유다가 예수를 팔아넘기는 슬픈 사실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성주간 복음의 흥미로운 점은 성토요일 부활성야 복음서를 제외한 모든 복음에서 유다가 마치 주인공처럼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유다는 열두 제자중의 한 명임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의 부르심에 잠깐 언급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복음에서 전혀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주간에는 예수님만큼 비중 있게 복음서에 등장합니다.

 

 우리는 해마다 성주간이 되면, 복음을 통하여 유다를 만나게 됩니다. 유다는 성주간 예수를 은전 서른 닢에 수석사제들에게 팔아넘기는 악인의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심지어 예수께서는 오늘 유다를 두고 “그 사람은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자신에게 더 좋았을 것이다”(마태26,24)라고까지 말씀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유다가 태어날 때부터 악한 인물로 태어난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유다는 예수의 부르심을 받고 다른 제자들처럼 재산과 가족들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예수는 광야에서 공생활을 하시며, 집도 없이 떠돌며 사람들을 가르치고 병자들을 치유해 주셨습니다. 그렇기에 유다는 예수를 통해 재산을 기대하기도 어렵고 미래를 보장해 주시는 분이 아니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유다는 세상의 안위와 쾌락 등 그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께 모든 것을 내어드리는 순수한 마음을 소유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예수와 제자들의 살림을 관리하는 재정 담당의 직분을 맡고 있었습니다. 열두 제자 중의 한 명에는 세리였던 마태오가 있습니다. 마태오가 재정 담당을 맡지 않고, 유다가 재정을 맡았다는 것은 예수께서 유다를 신뢰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월요일 복음에서 유다는 샘이 참 빨라 세상의 이치에 그 만큼 밝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요한12,4). 그렇기에 그 만큼 유다는 모든 일을 현명하고 지혜롭게 일을 처리한 인물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유다는 재물을 관리하면서 재물의 편리함에 길들여지고 익숙해지면서 점차 재물의 유혹에 빠져들기 시작합니다. 재물의 욕심은 자신이 현재 가진 것에 대해서 만족하지 못하고 더 많은 것에 집착하게 만듭니다. 이처럼 재물에 대한 욕심이 생기거나 다른 그릇된 것에 집착하게 되면 불만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바로 월요일 복음서에서의 유다의 모습처럼 “향유를 삼백 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지 않는가?”(요한12,5)라는 불만스러운 심정을 드러내게 됩니다. 이처럼 재물에 대한 유혹에서 시작된 유다의 욕심은 마음의 불만을 가득 채우게 되고, 극기야 예수를 배반하게 됩니다.

 

 유다는 세상의 모든 안위와 쾌락의 삶을 모두 내려놓고 예수를 따른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세상의 것들에 대한 유혹에 길들여지고 세상의 타성에 젖기 시작하자 예수의 공경이 사라져갑니다. 예수를 미워하고 배척합니다. 이러면서 서서히 예수 중심의 삶이 자기 중심의 삶으로 바뀝니다.

 

 그렇다고 재물이 예수님과 하느님께 마음을 모아드리는 것에 장애물로만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세리였던 마태오는 부당하게 모은 자신의 많은 재물을 하느님과 예수께서 원하시는 대로 이웃을 위하여 나누며 그리스도의 말씀을 증거 하는 도구로 사용하였습니다. 이처럼 재물의 올바른 활용은 하느님과 이웃과의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유다처럼 나의 욕망을 채우기 위하여 이기적으로 세상의 것을 사용하고자 할 때 내가 가진 모든 것이 나를 죽이는 도구가 되어 돌아오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우리 자신의 이익과 욕구만을 채우고자 하는 삶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줄 것처럼 보이나, 사실 우리는 그것을 얻기 위해 서로 경쟁하며 다투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우리의 삶은 우리들의 욕망으로 인하여 스스로 지옥으로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하루 유다의 모습을 묵상하면서 우리 삶의 중심이 하느님과 세상의 것들 사이에서 어디에 위치하여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믿고 신앙을 고백하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우리의 삶은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삶의 중요한 핵심입니다. 내 삶의 중심이 하느님이 아닌 세상의 것들에 기울어져 있다면, 머지않아 우리들의 모습에서 유다의 모습이 드러날 것입니다. 반대로 무엇보다도 하느님과 이웃 사랑이 삶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면, 하느님의 은총으로 우리의 삶은 더욱 풍요롭고 평화로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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