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베드로와 유다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4-19 21:56
조회
1368

가해 성주간 화요일 (요한 13,21ㄴ-33.36-38)

 

 

  베드로와 유다

 

  찬미예수님! 우리는 지금 1년 중 가장 거룩한 주간인 성주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수난을 앞두고 마음이 산란하신 예수님의 심정을 그대로 전해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그 마음을 우리가 어떻게 다 헤아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제자들의 모습만 봐도 그렇습니다. 예수님 주위에 12 제자들이 함께 자리하고 있지만, 오늘은 그중에서도 특별히 베드로와 유다의 모습을 바라보고자 합니다.

 

  우리도 잘 알다시피 베드로와 유다는 둘 다 예수님을 배반한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둘 다 후회했습니다. 하지만 그중 하나는 교회의 반석이 되었고, 하나는 멸망해버렸습니다. 그 둘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었던 것일까요? 오늘 복음을 통해서 우리는 그 차이를 조금이나마 깨달을 수 있습니다.

 

  먼저 유다는 다른 목적이 있어서 예수님을 믿었던 사람입니다. 자기가 이루고 싶었던 일을 하기 위해서 예수님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모든 일을 다 알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유다를 내치지 않으시고 그가 하려는 일을 하도록 하셨습니다. 심지어 빵을 적셔 주기까지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자신을 팔아넘길 사람이 유다라는 것을 다른 제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드러내셨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제자들이 이를 알아채지 못했던 것은 바로 유다에 대한 예수님의 태도 때문이었습니다. 빵을 적셔서 유다에게 주긴 했지만, 사실 그 빵은 결국 제자들 모두가 다 받아먹은 빵이었습니다. 그리고 유다를 내보내실 때에도 성난 말투로 내치신 것이 아니라 다른 제자들이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평상시와 다름없이 온화함을 잃지 않으셨던 것입니다. 그렇게 유다는 자기가 하려는 일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베드로는 조금 다릅니다. 베드로에게는 다른 꿍꿍이가 없었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께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주님을 위해서라면 저는 목숨까지 내놓겠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위해 목숨까지 내어놓을 마음이 있었지만, 인간적인 두려움과 나약함으로 이를 지키지 못한 것입니다. 이러한 두려움과 나약함을 예수님께서 모르실 리가 없죠. 그래서 그런 마음이 있지만, 하지 못할 것을 미리 말씀하신 것입니다. 하지만 베드로도 결국에는 예수님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우리는 이 사순시기에 어떤 목적을 가지고 참회 고행을 하였습니까? 우리가 평소에 바라던 것이 무엇이었습니까? 우리가 다른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주님을 찾았다면 우리도 유다와 다를 것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예수님을 따르려고 하면서도, 인간적인 두려움과 나약함으로 걸려 넘어진 것이라면, 그와 상관없이 우리는 결국 베드로처럼 굳은 믿음으로 주님을 위해 목숨까지 내어놓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주님을 따르면서 갖가지 어려움으로 걸려 넘어지더라도 베드로처럼 예수님을 따라가려는 그 마음만은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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