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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과 실천

복지회 형제들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3-16 23:07
조회
1841

가해 사순 제1주간 목요일 (마태 7,7-12)

 

 

청원과 실천

 

찬미예수님! 우리는 지금 사순시기를 맞이하여 주님의 부활을 기다리며 그에 합당한 몸과 마음을 갖기 위해 맞갖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 노력의 대부분은 성찰과 통회, 정개와 보속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순서는 고해성사의 과정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성찰하여 알게 된 우리의 죄는 크게 몇 가지로 구분됩니다. 그 첫째는 다른 이에 대한 분노와 미움입니다.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 우리는 항상 기쁠 수만은 없겠죠. 하지만 우리는 흔히 이러한 죄를 성찰하면서 이웃을 사랑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 때 지은 죄는 이웃을 사랑하지 못한 죄가 아닙니다. 여기서 조금만 더 깊이 성찰해 보면 그 안에는 다른 사람의 행동보다 나의 생각과 행동이 더 옳다고 여기는 위선이나 나에게는 아무 잘못도 없다는 교만, 이러한 나의 무의식적인 생각으로 다른 이들이 나의 뜻대로 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권력에 대한 욕심들, 다른 이들보다 내가 더 중요하다는 이기심들을 발견합니다. 내 안에 있는 이러한 것들이 크면 클수록 그만큼 우리 안에는 사랑이 작아집니다. 그래서 이웃을 사랑하지 못했던 것이지요.

 

내 안에 있는 그러한 나의 모습들을 바라보게 되면 나 스스로가 미워집니다. 나는 착한 사람, 바른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나의 그러한 모습도 용서하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한다면, 나와 별반 다를 바 없는 나의 이웃의 그러한 모습도 용서할 수 없고 사랑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많이들 경험해 보셨겠지만, 우리가 성찰한다고 해서, 그리고 통회하고 정개 보속한다고 우리가 갑자기 성인이 되지는 않습니다. 조금 노력해서 고쳐지는가 싶으면 어느새 더욱 더 큰 죄를 지으며 살아가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지요. 우리가 고된 노력으로 우리 안의 악을 몰아내는 데 성공하면, 사탄은 다시 일곱 마귀를, 그래도 안 되면 일흔이나 되는 마귀들을 동원하여 우리 영혼이 하느님께 나아가지 못하도록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기도하며 하느님 아버지께 간절히 청해야 합니다. 그분은 우리에게 늘 좋은 것만 주시는 선하신 분이십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청하면 받으리라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아들이 청하는 데 그보다 더 좋은 것을 주려고 하는 것이 아버지의 마음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아버지로 여기는 분이 바로 그런 마음을 가지신 분이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늘 그분께 청합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의 핵심은 마지막 구절에 있습니다. 요즘 말로 ‘반전’이라고 하지요. 우리가 하느님께 청한다는 것은 우리가 그만큼 내 이웃과의 관계 안에서 무언가를 바라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바라는 그대로 남에게 해주라고 명령하십니다. 이것이 아주 중요한 반전입니다. 우리는 아버지께 청하는 이유는 우리가 이웃에게 바라고 있는 무언가를 먼저 해주기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죄를 짓고, 성찰하고 주님의 자비에 의지하여 간절히 청원하는 이유, 그것이 바로 사랑의 실천 때문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이번 사순시기를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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