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죄책감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5-17 22:23
조회
666

가해 부활 제4주간 수요일 (요한 12,44-50)

 

 

죄책감

 

  찬미예수님! 우리는 이 세상을 순례하면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치신 것들을 실천하며 살아가려고 노력합니다. 늘 충실하게 해 나가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아는 만큼, 그리고 할 수 있는 만큼 하려는 생각은 누구나 갖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렇게 살다 보면 항상 반복되는 죄를 발견합니다. 우리가 아무런 죄를 짓지 않고 순수한 모습으로 예수님을 만나길 원하는 것은 하느님께서 태초에 우리를 그렇게 창조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생활 안에서 우리는 그러한 모습과는 전혀 다른 우리 자신들의 모습에 실망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합니다.

 

  죄를 짓고 살고 싶은 사람은 세상에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러 가지 이유로 죄를 짓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들을 알면서도 지키지 못합니다. 그래서 왜 그럴까를 생각해 보면, 정말 각양각색의 이유들이 생겨납니다. 피곤해서, 지쳐서, 게을러서, 사랑이 부족해서… 여러 가지 합리화를 해볼 수 있겠지만, 죄의 본질은 하느님 중심이 아니라 나를 중심으로 합니다. 태초에 아담과 하와가 저질렀던 원죄가 이러한 부분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세상의 어느 누구도 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죄의 본질은 나를 중심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책임이 나에게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죄책감’입니다. 요즘에는 죄를 짓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싸이코패스’라는 심리적 상태가 등장하고 있는데, 정상적인 범주 안에서는 죄책감을 느끼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좀 더 분명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죄책감을 갖는 것과 죄를 심판하는 것은 다른 것입니다. 우리가 죄책감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죄를 심판하는 것은 우리의 의지가 작용하는 것입니다. 내가 죄를 지었을 때 죄책감을 통해서 우리는 하느님 앞에서 흙에서 나온 우리의 본질을 다시 찾게 됩니다. 그러므로 죄책감은 우리가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죄책감 때문에 스스로를 심판하는 것은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도록 하는 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누가 내 말을 듣고 그것을 지키지 않는다 하여도, 나는 그를 심판하지 않는다.” 예수님께서는 심판하러 오신 것이 아닌데, 정작 심판하고 있는 것이 나라면, 그러한 심판은 결코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는 데에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을 심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죄는 마음을 억누르고 우리가 자유롭게 행동하지 못하도록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그러한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십니다. 그분께서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라면, 우리는 그분으로 말미암아 더 이상 죄책감을 갖고 살 필요가 없습니다. 죄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죄인으로 살았다면 이제는 그분으로 말미암아 죄를 용서받은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 주님은 우리가 죄에 억눌려 살아가는 것을 결코 원치 않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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