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성령으로 말미암은 진정한 봉사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5-29 23:34
조회
732

가해 부활 제6주간 월요일 (요한 15,26-16,4ㄱ)

 

 

성령으로 말미암은 진정한 봉사

 

  찬미예수님! 우리는 모두 봉사하며 살아갑니다. 봉사라는 말을 가만히 묵상해보면, 두 가지 뜻을 생각하게 됩니다. 첫째로 봉사는 곧 서비스를 의미합니다. 서비스는 제가 예전에 말씀드린 적이 있지만, 예수님께서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하고 말씀하실 때 쓰셨던 단어입니다. 서비스는 곧 섬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봉사할 때에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섬김을 떠올립니다. 둘째로 봉사는 하느님을 경배하는 일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경배하는 모든 일, 특히 미사를 할 때 “전례”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이 말은 번역어인데, 원래 라틴말로는 “liturgia”라고 해서 백성에 대한 봉사, 그리고 하느님께 대한 봉사를 의미합니다. 봉사하는 것이 우리말로 “전례”라고 번역된 것입니다.

 

  이 말 뜻을 가만히 묵상하다 보면, 우리는 살면서 누구에게 봉사하고 있는지 묻게 됩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누구를 섬기고, 또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 묻는 것입니다. 이렇게 물을 때, 우리 머리는 아무런 주저함도 없이 “하느님”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양심은 그렇게 대답하는 데에 시간이 필요합니다. 양심은 우리가 하느님 앞에서 한 일들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너희를 죽이는 자마다 하느님께 봉사한다고 생각할 때가 온다.” 사실 냉담을 하는 많은 교우들뿐만 아니라 성당에서 신앙 생활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같은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나누어 먹고 마시는 형제 자매들에게서 큰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상처라는 것이 원래 나와 가까운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서 받기가 더 쉬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 가운데에서 나와 아무 상관이 없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습니까?

 

  하지만 그들도 모두 하느님께 봉사하는 형제자매들이었습니다. 저역시도, 하느님의 일을 한다고 해서, 혹은 하느님께 봉사한다는 명목으로 다른 형제를 무시하고, 비난하고, 뒤에서 욕하는 일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이 상처를 받는 것보다 하느님께 봉사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에는 모순이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사랑만 강조하신 것이 아니라 이웃 사랑도 강조하셨습니다. 오히려 예수님께서는 서로 사랑하라는 계명을 우리에게 내려주셨고, 하느님께서 내려주신 율법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는 바리사이들을 꾸중하셨습니다. 다시 말하면, 하느님께 봉사하기 위해 다른 형제자매들을 힘들게 하고 상처를 준다면, 그것은 진정으로 하느님께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분께 봉사하고자 한다면, 내 형제자매들 안에 하느님께서 계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면 내 삶에 다가오시는 하느님을 받아들이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보내주실 보호자, 곧 성령을 모시지 않으면 우리는 이러한 우를 범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어제 복음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또 너희가 내 안에 있으며, 내가 너희 안에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러한 깨달음을 주시는 분이 바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보내주시는 보호자 빠라끌리토 성령이십니다. 그분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형제자매 안에 계시는 하느님을 깨닫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하여 하느님께 진정한 봉사를 드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참된 하느님 사랑, 그것은 다름 아닌 내 옆의 형제자매들을 하느님을 대하듯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봉사입니다.





전체 1,615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145
가해 주님승천대축일
수도회 | 2011.06.03 | 추천 0 | 조회 752
수도회 2011.06.03 0 752
144
성모님의 기쁨
수도회 | 2011.06.03 | 추천 0 | 조회 861
수도회 2011.06.03 0 861
143
부활 6주간 금요일
수도회 | 2011.06.03 | 추천 0 | 조회 755
수도회 2011.06.03 0 755
142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수도회 | 2011.06.02 | 추천 0 | 조회 745
수도회 2011.06.02 0 745
141
삶을 보는 시각
수도회 | 2011.06.01 | 추천 0 | 조회 658
수도회 2011.06.01 0 658
140
전화위복
수도회 | 2011.06.01 | 추천 0 | 조회 713
수도회 2011.06.01 0 713
139
그리스도의 사랑
수도회 | 2011.06.01 | 추천 0 | 조회 676
수도회 2011.06.01 0 676
138
진리가 무엇인가
수도회 | 2011.06.01 | 추천 0 | 조회 743
수도회 2011.06.01 0 743
137
성모님의 방문의 의미
수도회 | 2011.05.31 | 추천 0 | 조회 685
수도회 2011.05.31 0 685
136
복되신 동정마리아의 방문 축일 강론
수도회 | 2011.05.31 | 추천 0 | 조회 820
수도회 2011.05.31 0 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