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부활 제 7주간 화요일 강론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6-07 13:50
조회
626

†찬미예수님!

 

오늘의 복음 말씀은 예수님께서 아버지께 기도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잡히시기 전에 제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후에도 계속 이 세상에 있으면서, 예수님께서 아버지에게 가신 후 보내주신 성령의 힘으로 사람들에게 아버지를 드러낼 일을 할 제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시는 것입니다.

 

이제 예수님께서는 잡히시어 아버지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되기 위해 십자가에 매달리시게 됩니다. 세상의 흐름 속에서 예수님을 반대하는 이들이 결국 하느님의 아드님을 죽게 만듭니다. 전 존재로 하느님을 드러내시는 예수님은 오로지 하느님의 뜻을 이루시기 위해, 하느님을 드러내기 위해, 전 인류가 하느님을 알도록 하기 위해 비참한 죽음의 길을 가십니다. 그것은 하느님에 대한 순종과 사랑을 통해서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의 뜻에 완전한 순종을 보이십니다. 완전한 순종은 완전한 사랑에서 비롯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저에게 하라고 맡기신 일을 완수하여, 저는 땅에서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였습니다”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을 통하여 제가 영광스럽게 되었습니다”라고 하십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유난히 영광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오는데, 영광이라는 것은 어떤 권위가 펼쳐지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와 그분의 아드님이 사랑으로 완전히 일치하는 것을 뜻합니다. 바오로 사도의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라는 말씀처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수난과 굴욕을 통하여 아버지의 완전하신 사랑에 일치하시는 모습을 보이십니다. 그것이 곧 하느님을 드러내는 것이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드러내는 것은 크나큰 영광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그러한 아버지를 향한 예수님의 솔직한 마음이 나타납니다. 당신께서 하느님으로부터 오셨다는 것과 예수 그리스도의 행적들과 사람들이 역시 아버지로부터 온 것임을 보이시면서 온전히 의탁하고 아버지를 사랑하시는 모습을 보이시는 것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우리는 결국 나의 벽에 부딪히게 됩니다. 사랑하는 상대방과 완전히 나누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내 마음이 가지고 있는 넘을 수 없는 무언가는 결국 발목을 잡아 “여기까지”라는 선을 긋게 만듭니다. 그냥 사랑하고 싶은데, 나의 집착과 박힌 생각들 및 상처들은 상대방도 지치게 하지만 나 역시 무척이나 지치게 합니다. 그것은 결국 상대방을 용서하지 못하는 쪽으로 가게 만듭니다. 사실 나는 그 사람을 용서하지 못하지만 나는 그 사람에게서 완전히 사랑받고 싶습니다. 하느님에게서 온 것이 아니라 가장 인간적인 것에서 오는 것입니다.

 

오늘 독서의 바오로 사도의 말씀에서 “내 목숨이야 조금도 아깝지 않습니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이 구절은 직역하면, “목숨이 나에게는 귀중하지만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여깁니다”입니다. 솔직함과 동시에 초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내가 손에 쥐고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을 놓는 것은 죽음보다도 더 아프게 다가옵니다. 절벽에서 잡고 있는 나뭇가지 하나를 놓는 느낌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을 드러내고,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는 지향은 나의 그것을 놓을 수 있도록 합니다. 이것은 인간에게서 온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온 것입니다. 오늘 독서에서도 바오로 사도는 “성령께 사로잡혀”라고 표현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성령을 보내주시어 우리가 주저앉아 있을 때 내가 묶여있는 밧줄로부터 해방되어 일어설 수 있게 하시는 것입니다. 내가 쥐고 있는 손을 펼 때 나는 오히려 첫째가 됩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세워주시는 것입니다. 나의 절망과 슬픔은 곧 자유와 희망과 기쁨이 됩니다. 아우슈비츠에서 다른 사람을 대신하여 아사감방에서 죽음을 택한 콜베 성인은 매우 기쁘셨을 것입니다.

 

우리는 나약하고 너무나도 부족한 인간입니다. 내 마음은 이기적이고 비참하기 그지없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그런 확실한 증거를 보이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거부하고 내 이웃보다도 더욱 내 손에 쥐려고 하는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으로써 할 일이 많습니다. 하느님은 내 옆에서 힘들어하는 형제자매들과 이웃들을 통해 그렇게 계속 말씀하십니다. 오늘 작은 일에서도 그 말씀에 응답하는 용기를 청하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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