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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저승에 간 이유

복지회 형제들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3-22 21:17
조회
1536

가해 사순 제2주간 목요일 (루카 16,19-31)

 

 

부자가 저승에 간 이유

 

  찬미예수님! 오늘 복음 말씀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부자와 라자로의 비유입니다. 특별히 오늘은 사순시기를 지내면서 부자가 저승에 간 이유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부자가 왜 저승에 갈 수밖에 없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부자가 어떻게 살았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복음에서는 부자의 삶에 대해 그리 많은 내용을 전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어떤 부자가 있었는데, 그는 자주색 옷과 고운 아마포 옷을 입고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살았다.”라고 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여기서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살은 것 때문에 저승에 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럼 그가 살면서 입은 옷에 대한 내용이 전부인 데 이 옷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부자가 옷이 없어서 이 두 가지 옷만 입고 살지는 않았을 테니까 말이죠.

 

  ‘자주색 옷’에 대해서는 예수님의 수난기에서 그 용도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빌라도에게 사형선고 받으시기 전에, 총독 관저로 끌려가서 신문을 받으시고 나서 군사들에게 조롱을 당하셨습니다. 이 때 군사들이 예수님께 가시관을 씌우면서 “유다인들의 임금님 만세!”하고 외칠 때 예수님께 입혔던 옷이 바로 ‘자주색 옷’이라고 성경은 전하고 있습니다.(마르 15,16-18 ; 요한 19,1-3 참조) 이를 통해서 우리는 ‘자주색 옷’은 임금이 입던 옷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부자가 이 옷을 입고 살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 임금도 아닌 사람이 임금이 입는 옷을 입고 임금인 체 행세하며 살았다는 것이겠지요. 여기서 우리는 부자의 교만, 오만불손함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하느님 앞에서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고 겸손하게 살기보다는, 오히려 자신을 거짓으로 꾸며 마치 위대한 사람인 양 허세를 부리고 하느님 앞에서 교만하게 살았다는 것을 이 옷을 통해서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고운 아마포 옷’은 또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아마포’가 무엇인지는 역시 예수님의 수난기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뒤에 빈 돌무덤에 모시면서 예수님의 시신을 쌌던 천이 바로 ‘아마포’였다고 복음서 전체가 한 목소리로 우리에게 전하고 있습니다.(마태 27,59-60 ; 마르 15,46 ; 루카 23,53 ; 요한 19,40 참조) 이를 통해서 우리는 당시에 ‘아마포’는 장례 때 시신을 싸던 천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부자가 옷이 없어서 장례 때 시신을 싸는 천으로 만든 옷을 입고 살았을까요? 부자가 ‘아마포’로 된 옷을 입고 살았다는 것은 바로 부자는 살아있었지만, 죽은 삶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육신은 살고, 영혼은 죽은 삶이라는 것입니다. 당시 부자들은 유대 문화 안에서 하느님의 축복을 받은 사람들이라고 이해되었습니다. 부자치고 율법에 소홀히 하는 사람은 있을 수 없었다고 여겼던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율법을 잘 준수하고 그로 인해 복을 받아 부자가 되어 호화롭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겠지만, 내적으로는 하느님의 생명을 얻지 못하고 죽은 것과 다름없는 삶을 살았다는 것을 이 ‘아마포’에서 알 수 있습니다. 영적으로는 이미 하느님을 떠났던 것입니다. 그런데 부자는 그냥 아마포 옷이 아니라 “고운 아마포 옷”을 입었다고 되어 있습니다. 아마포를 곱게 했다는 것은 아마도 하느님 앞에서 영적으로 죽은 삶을 그럴 듯하게 꾸몄다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즉, 겉과 속이 다른 위선적인 삶을 살았다는 것이지요.

 

  사순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 때에, 그리스도의 수난을 통해 부자가 입고 살았던 이 두 가지 옷이 가리키는 의미를 깊이 되새겨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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