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그리스도께서 이루시는 화해와 일치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6-15 19:31
조회
927

가해 남북통일 기원 미사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신명 30,1-5 / 에페 4,29-5,2 / 마태 18,19ㄴ-22)

 

 

그리스도께서 이루시는 화해와 일치

 

  찬미예수님! 본래 오늘은 삼위일체 대축일이지만, 한국교회는 오늘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로 지낼 것을 결정하였습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아직까지 휴전상태로 분단되어 남아 있는 유일한 국가입니다. 분단의 아픔을 빚어낸 6.25 전 주일에 이와 같은 기도의 날을 보내는 것은 한국인으로서, 그리고 그리스도인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사명입니다.

 

  우리민족은 긴 일제 강점기를 보내고 1945년 8월 15일 성모님의 전구로 말미암아 영광스러운 광복을 맞이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해방은 독립을 위한 우리 민족의 노력과 바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일본군을 공공의 적으로 두었던 소련군과 미군은 한반도의 38선을 경계로 해서 남북으로 일본군을 몰아내었고, 결국 일본은 패전국이 되었습니다. 이들에게 한국은 그저 패전국의 식민지일 뿐이었습니다.

 

  동서방의 냉전 체제가 계속되던 이 시기에, 미국과 소련은 한반도의 38선을 두고 서로 대립하였고, 결국 이 경계는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체제의 경계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6.25가 일어나기 전부터 우리 민족의 뜻과는 상관없이 남북이 서로 갈라지고 있었습니다. 결국 1948년 남쪽에는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기반으로 하는 대한민국 정부가 세워졌고, 겨우 한 달 차이로 북쪽에는 사회주의 국가로서의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세워졌습니다. 우리는 한 민족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이념으로 갈라졌던 것입니다.

 

  이러한 이념의 차이가 우리 민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말았습니다. 해방의 기쁨을 안고 희망찬 미래를 꿈꾸지 않은 우리의 형제자매가 어디에 있었겠습니까? 하지만 서로 다른 생각과 사상으로 말미암아 본래 하나인 것이 둘로 갈라지게 되었습니다. 서로 충분한 대화를 나누지도 못했고, 한반도의 이권을 장악하려던 서구 세력들에 의해 우리는 서로에게 총을 겨눠야만 했던 것입니다.

 

  교회는 공산주의의 체제 안에서 결코 종교의 자유를 얻을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공산주의 체제 안에서 종교는 자본주의의 토대 위에서 이루어진 지배계층이며 상부구조로 파악되었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공산주의의 체제와 종교는 서로 공존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입니다. 실제로 오늘날 북한에도 천주교에 속하는 신앙 공동체가 형성되어 있음이 확인되었지만, 현재 북한에는 단 한 명의 성직자나 수도자도 존재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한국전쟁 당시 반공주의의 입장에서 남쪽의 대한민국의 건국에 동참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교회가 분단을 지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교회는 오히려 화해와 일치를 부르짖습니다.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우리 교회는 흩어진 민족들을 한 데 모으시고, 당신의 자녀들을 한 데 불러 모으시는 하느님의 뜻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도록 기도합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끊임없는 용서를 강조하셨습니다. 용서와 화해를 통한 일치는 바로 그리스도인의 삶의 특징이며, 지금껏 교회가 살아 온 방식이었고,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삶의 모범이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결코 복음적이지 않은 이 분단 상황을 살아가면서 우리 민족이 복수가 아닌 용서로, 응징이 아닌 화해로, 대립이 아닌 일치로 나아갈 수 있도록 다 함께 마음을 모아 기도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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