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선행을 하는 데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6-14 18:04
조회
623

가해 연중 제11주간 수요일 (마태 6,1-6.16-18)

 

 

선행을 하는 데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

 

  찬미예수님!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말씀은 우리가 잘 알고 또 많이 실천하고 있는 그런 복음이지요. 꼭 그리스도인이 아니라도 이 말씀은 좋은 말씀이라고 여기고 많이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 말씀은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를 정도로 자신이 한 선행을 숨기라는 말씀입니다. 오른손과 왼손은 한 몸인데 어떻게 그 일을 모를 수 있겠습니까? 다만 그 정도로까지 자신의 선행을 숨겨두라는 예수님의 지시입니다.

 

  왜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요? 나의 선행이 드러나도 크게 달라질 건 없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자선을 베풀 때에도, 기도할 때에도, 단식할 때에도 그렇게 하는 것을 모두 숨기라고 하셨습니다. 자선하고 기도하고 단식하는 것을 드러내면 받을 상을 다 받게 되어 하느님께로부터 받을 것이 아무 것도 남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선행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아버지께로부터 받을 상을 받게 되기를 바라셨습니다. 그런데 이 선행이 드러나면 아버지께로부터 받을 상을 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인간적인 눈으로 볼 때, 이 세상에서도 그 상은 그리 작은 것이 아닙니다. 다른 것을 바라지 않고 진실한 마음으로 하는 선행은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크게 움직이고, 또한 사람들로부터의 인정과 존경을 얻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우리가 너무나 쉽게 빠져들 수 있는 위험이 한 가지 도사리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선행을 드러내지 말라고 하신 데에는 이런 이유도 있을 것입니다. 오른쪽과 왼쪽은 성경 안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 의미가 가장 잘 나타나 있는 것이 마태오 복음 25장에 나오는 ‘최후의 심판’입니다. 거기서 목자는 양들을 자기 오른쪽에 두고, 염소들은 자기 왼쪽에 둔다고 하였습니다. 오른쪽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 쪽이고, 왼쪽은 영원한 벌을 받는 쪽이죠. 이처럼 오른쪽은 아버지 하느님과 관련되어 있고, 왼쪽은 그와 반대되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에는 우리가 하는 선행이 자칫 잘못하면 하느님의 일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도 포함합니다. 우리의 선행이 드러나게 될 때, 우리는 아무리 깨어 있으려 해도 마귀의 유혹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선행이 드러날 때, 그것이 하느님의 열매를 맺기보다는 사람의 열매, 세상의 열매를 맺기가 더 쉽습니다. 그 열매는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과 반대되는 쪽에 영광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의 선행은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세력에 철저히 숨은 것이 되어야 합니다. 아무리 숨기더라도 하느님께서는 그것을 아실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선행을 숨기는 것이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우리가 정말로 간절히 바라야 하는 상은 이 세상에서 주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실 상에 비하면 이 세상이 주는 상은 사은품이나 경품 정도도 안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선행으로 얻을 상을 이 세상에 빼앗기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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