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열매를 맺기 위한 꽃처럼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6-22 13:27
조회
679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창세 15,1-12.17-18  마태 7,15-20

 

열매를 맺기 위한 꽃처럼

 

† 사랑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자연의 이치에 근거하여 거짓 예언자를 분별하는 방법을 우리에게 말씀해 주십니다. “이스라엘에는 모세와 같은 예언자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주님께서 얼굴을 마주보고 사귀시던 사람이다.”(신명34,10) 이처럼 성경에서는 참된 예언자를 모세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모세의 특징은 주님과 ‘얼굴을 마주하여’ 이야기를 했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모세의 모습을 통하여 예언자는 사람들에게 내일이나 모레 일어날 사건들을 알려주어 그들의 호기심이나 안전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예언자는 우리에게 하느님의 얼굴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되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 안에서 하느님의 모습을 다시 만나고 하느님을 전하며 살아갑니다. 그렇기에 우리 각자 모두가 하느님의 얼굴을 우리의 이웃들에게 보여주는 예언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좋은 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고 나쁜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는다.”고 말씀하시며, 우리 모두가 좋은 나무, 즉 좋은 예언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함을 권고하고 계십니다.

 

이와 비슷한 예화가 하나 있습니다.

 

스승 수도승과 제자 수도승이 있었습니다. 그들이 함께 길을 가고 있는데 길 위에 종이 한 장이 떨어져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러자 스승이 제자 수도승에게 저 종이를 주워오너라고 말하였습니다. 제자가 떨어진 종이를 집어오며 “종이에서 향내가 나는 것을 보니 향을 쌌던 종이인 것 같습니다.” 스승에게 말하였습니다. 또 한참 길을 가다보니 이번에는 길 위에 새끼줄이 하나 떨어져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이번에도 스승 수도승은 제자에게 그것을 주워오도록 시키자 제자는 새끼줄을 주워오면서 “고약한 냄새가 나는 것을 보니 아마도 썩은 생선을 묶었던 줄인 것 같습니다.” 말하였습니다.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나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듯이, 우리의 내면에 무엇을 담고 있느냐에 따라서 향을 내기도 하고 고약한 냄새를 풍기기도 합니다. 이처럼 누구나 우리 안에 담고 있는 것이 밖으로 나오기 마련입니다.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으로 우리의 내면을 채우고 살아가려고 노력합니다. 더불어 우리의 내면을 그리스도의 사랑의 열매를 맺고 그리스도의 향기를 퍼뜨리기를 소망합니다.

 

 나무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먼저 가지에 꽃을 피웁니다. 화려한 꽃이 져서 떨어지지 않는다면 나무는 결코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열매를 맺기 위해 화려한 모습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꽃의 모습을 통해 ‘줌으로써 풍요해지는’ 참 사랑의 본질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이 세상이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열매를 위한 꽃처럼 아낌없이 자신을 내어 놓는 사랑의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남에 대해서 쉽게 말하고 험담하며 내 편, 네 편을 가르며 사랑하는 일에서조차 인색한 타산적인 거짓 예언자는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는 모두 잘려 불에 던져진다.”는 오늘 복음 말씀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오늘 우리 모두가 줌으로써 풍요해지는 ‘참사랑의 본질을 깨닫는 하루의 삶이 되시길 기도드리며, 마지막으로 열매를 맺는 꽃에 대한 시를 하나 읽어드리며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꽃이예요

잎은 나비에게 주고

꿀은 솔방 벌에게 주고

향기는 바람에게 보냈어요

그래도 난 잃은 건 하나도 없어요

더 많은 열매로 태어날 거예요

가을이 오면

 

– 김용석의 「가을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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