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소중한 것을 위하여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6-15 16:48
조회
746

가해 연중 제11주간 토요일 (마태 6,24-34)

 

 

소중한 것을 위하여

 

  찬미예수님! 예전에 ‘갑옷 입은 기사’라는 동화가 있었습니다. 이 동화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옛날에 잘 나가던 한 기사가 있었습니다. 그는 온갖 전투마다 출전하였고, 큰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그는 자신의 갑옷이 벗겨지지 않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들조차도 자신의 본래 모습을 잊어버리게 되었습니다. 그 기사는 자신의 본래 모습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조용한 가운데에서 참된 자기 자신의 목소리를 듣는 침묵, 그리고 그렇게 자기 자신이 얼마나 멋진 사람인지 깨닫는 지혜, 그리고 자기가 만들어 낸 두려움을 극복하는 일을 거쳐, 마지막으로 자기 스스로 매달리고 있었던 모든 것을 놓아버렸을 때 모든 갑옷을 벗어버리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면서 참된 자유를 누리게 되었다는 내용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것들에 신경을 쓰고, 내가 상처받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나도 모르게 갑옷을 입고 살아갑니다.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냥 인생은 흘러갑니다. 우리가 갑옷을 입는 이유는 내가 그만큼 약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를 보호하려고 좀 더 좋은 갑옷을 찾고, 더 두꺼운 갑옷을 입으려 합니다. 그렇게 탄탄하게 방어하는 사람들이 우리 눈에는 더 좋아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늘 독서에서 바오로 사도께서는 오히려 자신의 약점을 자랑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자신이 받았던 온갖 상처들을 우리에게 털어놓습니다. 하지만 바오로 사도께서 깨달은 것은 그렇게 약한 자신의 모습에서 하느님의 권능이 온전히 드러난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는 이처럼 약한 우리 모두가 그 약함을 보호하기 위해서 온갖 것에 신경을 쓰는 모습을 안타까워하십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필요로 할 때에 이미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모두 알고 계신다고 하십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보호하려고 하는 이유는 우리 자신이 그만큼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소중하지 않을 것을 보호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되묻는다면, 우리는 곰곰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목숨이 음식보다 소중하고, 몸이 옷보다 소중하지 않으냐?” 우리에게 정말로 소중한 것은 하느님께도 소중한 것입니다. 모든 것을 하실 수 있는 분께서 그 소중한 것을 더 잘 지켜주시리라는 것을 오늘 예수님께서는 하늘의 새들과 들에 핀 꽃들을 들어 말씀하십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그것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가 아니라 그것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 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으라고 하셨고, 바오로 사도께서는 그 일을 충실히 수행하셨습니다. 그 일을 하면서 비록 상처도 받겠지만, 우리가 그렇게 상처받을 수 있는 우리 자신의 약함을 드러낼 때, 하느님의 섭리와 권능이 더 잘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나의 부족함으로 당신을 드러내시는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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