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예수님을 믿는 믿음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6-28 10:44
조회
684

가해 성 이레네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마태 8,23-27)

 

 

예수님을 믿는 믿음

 

  찬미예수님! 우리는 모두 주님을 믿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믿는다’고 할 때에, 그 믿음은 하나이지만, 사람에 따라서 성격이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말이 참 훌륭한 이유가 미묘한 차이를 표현해 내기 때문인데, 우리말에는 이 ‘믿음’을 뜻하는 말이 많습니다. ‘믿음’은 순 우리말이고, 그와 비슷한 단어로는 신뢰, 신의, 신용, 확신, 신앙 등이 있습니다. 다들 믿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그 어감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요. 하지만 우리가 주님을 믿는다고 할 때에 쓰는 말은 신앙이라는 말뿐입니다.

 

  믿음의 성격이 여러 가지이지만, 그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것이 신앙입니다. 그 외에 신뢰나 신의, 신용 등은 우리가 사람을 믿을 때 사용합니다.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우리가 하느님을 믿든지, 사람을 믿든지 그 믿음이라는 것의 근본은 같지만, 믿음의 대상에 따라서 그 성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신용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서로 신뢰를 쌓을 수 있지만,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는 신뢰를 쌓지 않습니다. 오직 믿을 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과 제자들은 함께 배 위에 있었습니다. 배에 타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파도가 조금만 높이 쳐도 굉장한 불안감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파도가 2미터 이상만 되어도 배가 웬만큼 크지 않은 이상 엄청나게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풍랑을 만났다고 한다면 죽음에 대한 공포에 휩싸일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그런 상황에서 배의 키를 쥐고 있는 선장을 믿지 못한다면 죽음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선장을 믿는다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내 목숨과 안위를 모두 그에게 맡기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나를 살릴 수 있다는 믿음이 나의 목숨을 맡길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제자들 역시도 풍랑에 휩싸이자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태평하게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주님, 구해 주십시오. 저희가 죽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제자들의 믿음이 예수님을 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사람을 믿는 믿음과 별반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제자들은 우리가 평소에 능력이 있고 믿을 만한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여 그가 어떤 행동을 취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예수님께 이런 요청을 하는 것입니다. 만약 예수님께 대한 제자들의 믿음이 사람을 믿는 믿음이 아니라 하느님을 믿는 믿음이었다면, 하느님이신 예수님과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위안을 얻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창조주이신 하느님을 해할 수 있는 피조물은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복음 말씀을 통해서 내가 예수님을 믿는 믿음이 어떤 것이었는지 생각해 봅니다. 내가 내 주위의 사람들을 믿는 정도로 하느님을 믿고 있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봅니다. 만약 그런 믿음이라면 우리는 더 큰 풍랑을 만나고 더 큰 시련을 겪어야 할 것입니다. 믿음은 시련으로 단련되어 더 순수한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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