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아직도 망설이고 계십니까?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6-27 15:42
조회
637

아직도 망설이고 계십니까?

 

찬미예수님

 작년에 수도원 성소담당을 맡으신 수사님께서 명함을 만드셨습니다. 그 명함에는 “아직도 망설이고 계십니까?” 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처음 그 명함의 문구를 보았을 때는 마치 광고 카피 같아서 웃어 넘겼습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성소에 대해 망설이기에 이런 문구를 적어놓았을까? 라는생각이 들었고 그 수사님의 고민이 느껴졌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한 제자가 예수님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의 장례를 지내게 허락해 달라고 예수님께 청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한국처럼 유다인들에게도 장례는 중요한 의무였습니다. 시체를 만져 부정을 타는 일이 금지되어 있는 사제나 레위인들도 친척과 가족들의 장례는 치러야 했고 장례의 의무를 진 사람은 율법의 다른 모든 의무에서 면제 되었습니다. 따라서 그 사람의 요청은 타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너는 나를 따라라 죽은 이들의 장례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 두어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조금 의외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짧고 단호하십니다. 이 말씀을 잘못 해석하면 부모님께 효도하라는 계명을를 어기라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죽은 이들이라는 것은 하느님의 나라를 모르는 사람들, 하느님의 은총의 부르심에 응답하지 않는 이들을 의미합니다. 죽은 이들의 장례는 죽은 이들에게 맡기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예수님을 따르려면 세속의 인연에 얽매이지 말고 모든 것을 버리라는 비유의 말씀입니다.

사실 예수님의 이 말씀이 가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되지는 않습니다. 가긴 가되 무엇이 더 중요한지 잊지 마라는 정도로 해석됩니다. 예수님이 이 말씀을 하신 이유는 여기서 부모에게 효도하라는 계명을 어기라는 것이 아니라 더 중요한 의무가 있음을 상기시켜주시는 것입니다.

 

 성경에서는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말했던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어떤 이는 자신의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고 어떤 이는 부모와 가족을 버리라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이것들은 모두 자신에게 소중한 것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자기에게 소중한 것들을 포기하지 못한 사람은 예수님을 따르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우리 역시 세상을 살아가면서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각자의 것을 포기해야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삶을 성찰해보면 우리가 가진 것들을 포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중한 것뿐만이 아니라 사실은 사소한 것도 포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간이 없어서 성당에 나오지 못한다고 시간이 없어서 기도를 하지 못한 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자기의 것들 -시간이나 즐거움-을 포기하지 못하고 예수님을 그 뒤에 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TV 앞에서도 자신의 약속 안에서도 예수님은 이것들 보다 뒤에 계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베드로와 요한은 그물을 버리고 자신을 따르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주저하지 않고 예수님을 따릅니다. 어부였던 그들에게 그물은 생계라는 중요한 의미인데도 말입니다. 또한 오늘 장례를 갈 수 있도록 청한 제자는 알렉산더의 클레멘스에 따르면 보조자 필립보인데 그는 예수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장례를 치룬 다음 예수님을 따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자주 망설이지는 않습니까?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 예수님께서는 계속 “너는 나를 따라라”라고 우리를 부르십니다. 우리는 그 부르심에 응답하고 있는지 오늘 하루 우리가 삶의 순간순간의 선택에서 무엇을 우선으로 선택하고 있는지 성찰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가 아직도 망설이고 있다면 이 선택에서 망설이지 않고 예수님을 따를 수 있도록 은총을 청하시길 바랍니다.

 

“너는 나를 따라라 죽은 이들의 장례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 두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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