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연중 제 13주일 화요일 강론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6-28 23:12
조회
693

† 찬미예수님!

 

마태오 복음을 살펴보면 오늘 복음의 말씀은 어제의 복음 말씀에 이어서 씌여져 있습니다. 이것은 마태오 복음 사가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이 일화를 집어넣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제의 복음말씀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예수님을 따름에 있어 장례마저도 뒤로 미룰만큼 예수님을 따름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이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말씀 처음부분을 살피면 “예수님께서 배에 오르시자 제자들도 그분을 따랐다”라고 나타납니다.

 

어부가 아닌 이상 곧 이 호수에 풍랑이 일지, 잔잔할 지, 오늘은 어디서 고기가 많이 잡힐지 알 수가 없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 중에는 베드로를 비롯하여 어부들이 많았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배에 오르시기 전에 어느정도 날씨를 보았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저 예수님께서 배에 오르시니 배에 오른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예수님과 함께 있을 때 어부였던 제자들의 판단은 항상 틀렸다라고 것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따름에 있어서 사실 막막할 때가 많습니다. ‘예수님을 따른다’라는 것 자체가 정확하게 무엇을 하라는 것인지 금방 확실하게 떠오르지 않습니다. 떠오른다 하더라도 내가 실천하는 것이 왠지 하느님의 길에 투신한 사람들에 비해 너무나도 부족하게만 보입니다. 떠오르는 것들은 선교와 기도생활, 성당에서의 전례참여와 성사생활, 공동체생활 등 이런 것들로 한정되어 있기 마련입니다. 이 막막할 때 우리는 예수님께 질문해 볼 수 있겠습니다. “제가 무얼 해야 하나요?”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 마치 우리를 심하게 꾸짖는 듯하게 들리는 말투입니다. 항상 우리가 무언가에 매여 있어 두려워하고 있을 때 예수님께서는 매우 단호한 태도를 보이십니다. 그 태도는 역시 우리의 구원을 위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점을 우리에게 꾸짖고 계신 걸까요?

 

우리가 두려운 것은 기도를 해야되고, 오늘 미사를 나가야 하고 등등 무언가를 해야 하는데 못할까봐가 아닙니다. 우리가 두려운 것은 내가 하느님께 내 부족한 마음을 가지고 가서 하느님 앞에 모두 드러내놔야 한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무언가를 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하느님과 밀접해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은 예수님을 따를 때 풍랑 속에 있을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닥친 사건은 우리를 동시에 여러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그 어느 것도 선택할 수 없는 상황 속에 있게 됩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동시에 그 사람을 미워합니다. 옆에 있는 힘든 사람에게 위로해주고 싶으면서도 나 역시 힘들어 손이 가지 않습니다. 화해해야 한다고 하는데 용서하기 싫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무슨 일을 진행할 때 사실 내가 그렇게 하고 싶은 것인데, 마치 타인을 위한 양 포장하고 싶습니다.

 

이럴때 우리는 나도 모르게 하느님께 내가 생각하기에 좋은 마음만 잘 포장해 하느님께 드립니다. 정말 내 자신이 그런 마냥, 좋은 제자인양 으쓱하기까지 합니다. 예수님을 따를 때 신앙인으로써 지을 수 있는 가장 큰 착각 중 하나입니다.

 

우리를 아시는 예수님께서 그 마음을 보시고 칭찬해 주실리 만무합니다. 예수님은 오늘 복음말씀처럼 왜 겁을 내냐고 믿음이 그렇게 약하냐고 호통을 치실 것입니다. 내가 너희의 마음이 풍랑 속에 있다는 것을 알고, 여러 가지 생각과 감정이 너희를 괴롭히는 것을 아는데 그러냐고 말입니다.

우리의 마음속에 풍랑이 치든, 배가 뒤집히든 고요하게 누워서 기다리고 계시는 그 분이 항상 계십니다. 우리는 힘들때면 그 분을 당연스레 찾게 됩니다. 왜 아무것도 안해주시냐고 불평을 합니다.

 

그러나 사실 그 분은 우리가 하느님의 진실을 향해 한 발 앞으로 내딛길 기다리고 계십니다. 가끔은 사건을 통해 호통을 치고 밀기도 하십니다. 믿음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큰 상태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감 속에서 점점 커지는 것입니다. 내가 스스로 믿음이 부족해라고 자책하며 하느님 구해주십시오 라고만 한다면 나의 믿음은 항상 제자리걸음일 것입니다. 배에 오르시는 예수님을 따라 일단 올라가는 제자들의 모습처럼 용기가 필요합니다. 오늘 그들처럼 마음으로 한발 내딛어보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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