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무소유의 자유로움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7-06 21:04
조회
684

가해 연중 제14주간 목요일 (마태 10,7-15)

 

 

무소유의 자유로움

 

  찬미예수님! 옛말에 ‘견물생심’이란 말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아무런 욕심이 없다가도 어떤 물건을 보게 되면 그에 대한 욕심이 생긴다는 말입니다. 이러한 사람의 마음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디에서나 똑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인지 가톨릭교회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종교에서 물질에 대한 집착과 욕심에서 멀어질 것을 가르칩니다. 얼마 전 타계하신 법정 스님은 ‘무소유’라는 책을 쓰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이 책에서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이 쓰이게 된다. 따라서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이는 것,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이 책에 대해서 김수환 추기경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책이 아무리 무소유를 말해도 이 책만큼은 소유하고 싶다.”

 

  종교를 떠나서 영혼이 맑은 사람은 이와 같이 소유하는 것과 집착하는 것의 상관 관계를 잘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가끔씩 TV를 보면,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삭막한 산 속이나 혹은 사막에서 살아가는 소수 민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됩니다.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너무나 당연한 것들을 그들은 알지도 못합니다. 핸드폰이나 컴퓨터, 하다 못해 우리가 생활 필수품이라고 생각하는 휴지나 비누, 세제마저 그들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자연에서 얻은 것들을 활용하고 그렇게 얻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면 다시 자연의 품에 맡깁니다. 그들은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전혀 가지지 못했지만, 우리보다 더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을 세상에 파견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 돈도 지니지 마라. 여행 보따리도 여벌 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 사실 먼 곳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그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아무 것도 지니지 말라고 하십니다. 우리 생각에는 이러저러하게 필요한 것들을 다 준비해야 할 것 같지만, 우리가 부족함이 없이 모든 것을 준비하고 있다면, 그 여정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손길을 전혀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가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면, 그 여정 안에서 우리는 그것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누가 가져가지는 않을까 밤마다 지켜야 하고, 아무런 조건 없이 서로 주고 받는 사랑의 관계보다는 물질을 조건으로 하는 거래 관계를 더 많이 갖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 말씀처럼 우리가 가진 것이 없다면, 거저 주어지는 모든 것들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감사하게 될 것입니다. 내가 가진 것이 없으니 무언가를 잃을 걱정이 없이 편하게 다닐 수 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테니까 좀 더 겸손해 질 것이고, 먹고 살긴 해야 하니까 일을 하면서 게을러질 수가 없을 것입니다. 욕심이 있는 사람은 그만큼 자기 스스로 부족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부족하고 필요한 것이 있으니까 계속해서 가지려는 마음이 생기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 소유하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자유로운지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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