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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나누기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 강론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7-05 19:02
조회
828

†찬미예수님!

 

오늘은 한국교회의 큰 축일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입니다. 박해시대에 그토록 조선의 신자들이 소망하던 한국교회의 첫 사제이시며, 자신의 가족들, 자신의 인생은 모두 놓은채 25살의 나이에 처형을 당하신 순교자이십니다. 현대의 종교박해가 없는 한국의 현실에 살면서 신앙인으로서 모범이 되시며, 우리가 가장 자랑스럽게 모시고 있는 분 중 한분이신 영혼의 아버지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삶을 간단히 되짚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1821년에 태어난 김대건 신부님은 김제준 이냐시오와 고 우르술라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집안은 몰락양반 가문으로, 천주교와 관계를 맺은 것은 김대건의 증조부인 김진후 비오 때부터로, 그 뒤로 많은 순교자가 있었습니다. 그런 집안에서 태어난 김대건은 어릴 때부터 천주교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자랐을 것입니다.

 

15살 때 모방신부로부터 신학생 후보로 선발되어 마카오로 간 후 아버지는 1839년 순교하시고, 그의 어머니는 그 후 걸식을 하며 살았다고 합니다. 모든 것을 놓고 하느님의 진리를 찾아갔지만, 부모님에 대한 김대건 신부님의 마음이 어떠했을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15살의 어린 나이에 마카오에 갔을 때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입니다. 말은 통하지 않고, 마카오는 조선과 기후도 다릅니다. 음식도 달랐고, 모든 것이 낯설고 익숙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같이 간 최방제 프란치스코도 거기서 병을 얻어 생을 마치게 됩니다. 그러한 때 옆에서 지켜보던 김대건 신부님의 마음이 어떠했을까요.

어려움 속에서 1845년에 상해 근처 금가항에서 사제품을 받습니다. 그리고 1845년 11월경에 입국하게 되고, 걸식하는 어머니를 10년만에 뵙기도 합니다. 1846년 4월 은이공소에서 최후 미사를 하게 되고, 순위도에서 체포되어 46차례 문초를 받습니다. 세계지도를 작성하고 각국의 말에도 능통하며 세계대세를 논하기도 하는 그에 대해 왕은 인재를 아까워하며 배교하면 외교관의 지위를 약속했지만, 그는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결국 사형언도가 내려지고 1846년 9월 16일에 새남터에서 사형에 처해지게 됩니다. 저희 제대밑 가운데에 있는 성광에도 김대건 신부님의 유해가 모셔져 있습니다.

 

한국 교회는 103위 순교성인을 이미 모시고 있고, 그 외에도 많은 순교자들이 있었습니다. 한국 가톨릭교회는 그러한 순교자들이 있었기에 세워질 수 있었습니다.

 

순교란 그리스도인으로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영예이며 은총입니다. 가장 확실하게 예수님을 따르는 표징이 됩니다. 순교는 은총으로, 주어지는 것입니다. 내가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김대건 신부님의 삶은 자신의 삶보다 하느님께서 주신 길을 따르겠다고 확고히 응답한 것에서 그 위대함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주실 것이다.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또한 오늘 제 2독서에서도 바오로 사도는 “우리가 받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순교의 가장 기본바탕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랑입니다. 우리를 살게 하시고, 우리를 해방하시며, 구원으로 이끄시어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신 하느님의 거룩한 사랑입니다.

 

그분의 사랑은 생명입니다. 그분의 사랑은 우리를 진정한 생명의 길로 인도하십니다. 나의 욕구나 나의 집착으로 인해 피어나는 미움과 절망이 아니라 그것으로부터 초월하여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랑입니다.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마음에 부어진 이들은 그 생명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목숨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25살이면 한창 다른 꿈에 부풀어 있을 나이이기에, 참으로 안타까운 삶입니다. 하지만 김대건 신부님과 같은 순교자들이 계시기에 불안한 우리의 삶 안에서도 하느님의 사랑과 복음과 진리에 희망을 다시금 품을 수 있게 됩니다.

 

김대건 신부님께서는 글을 여러장 남기셨습니다. 그 중에 하느님의 사랑을 절실히 느끼셨던 것에 관한 글을 읽어드리며 마치겠습니다.

 

“사랑하는 나의 형제 자매들이여…

 

주님은 여러분을 사랑하십니다. 그 사랑은 여러분이 상상할 수 없이 거룩하고 지극히 아름다운 사랑입니다. 이 세상의 인간적인 사랑과는 비할 수 없는 천상 아버지의 사랑은 거룩하고 거룩하십니다. 그 아버지의 사랑이 애타게 여러분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의 주님을 바라보십시오.

세상이 주는 온갖 달콤한 것들, 썩어 없어질 것들, 죄로 가득찬 온갖 부귀영화, 이제 이 모든 것을 끊고 우리 주님의 거룩하심을 바라보십시오.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며, 영원한 행복을 약속해 주시는 주님의 사랑에 우리 온 마음을 다 바치십시오.

 

시간이 없습니다. 내일로 미루지 마십시오. 지금 이 순간 주님께 가까이 다가가십시오. 그리고 천상의 것을 얻기 위해 기도하십시오.

 

영원한 구원을 위해 불멸의 가치를 위해 기도하십시오. 나는 여러분을 돕기 위해 천상에서 지상으로 파견된 구원의 동반자입니다. 나의 도움을 청해 주십시오. 나의 상본을 바라보며, 하루에 10분씩이라도 기도합시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주모경을 정성되이 바치고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사도신경을 바치며 나의 상본을 바라볼 때, 내 사랑의 빛이 그대의 영혼과 육신을 비추어 줄 것입니다.

 

바로 그때 여러분의 간절한 소망을 기도하십시오. 내 사랑의 능력으로 천상의 위대한 전구자가 되어 줄 것입니다. 머지않아 천상에서 우리 얼굴을 맞대고 만나게 될 것입니다. 부디 천상의 식탁에 초대받지 못하는 불행한 낙오자가 되지 마십시오.

 

바로 지금 이 순간 변화되기 위해 깊이 회개하는 삶을 살지 않고서는 결코 하늘나라에 초대받지 못할 것입니다. 깨어 기도하십시오. 깨어 기도하십시오. 온 마음을 다하여 사랑을 가지고 기도해 주십시오. 아버지를 기쁘게 해 주십시오. 축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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