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두려움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7-08 10:25
조회
532

가해 연중 제14주간 토요일 (마태 10,24-33)

 

 

두려움

 

  찬미예수님! 우리가 신앙생활을 해 나가면서 나의 모습을 깊이 들여다볼 때 발견하게 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두려움입니다. 세상에 두려움을 가지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처음 겪게 되는 상황에서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고, 나보다 강한 상대를 만났을 때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고, 내가 무슨 잘못을 했거나 죄를 지었을 때 그에 대한 벌을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두려움의 종류는 참으로 다양한데, 이러한 두려움의 근원은 바로 나의 나약함을 인식하는 데에 있습니다.

 

  우리가 두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그것은 바로 ‘나’라는 존재의 파괴입니다. 파괴라고 하니까 잘 이해하지 못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이것은 말하자면, 나의 존재가 무너지고, 깨지고 쓰러지고 부서져서 소멸되고 파괴되는 것 때문에 우리가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 저처럼 남들 앞에 나와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이 이렇게 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한 번도 해보지 않아서, 또는 내가 이야기를 잘 하지 못해서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내가 앞에 나가서 이야기를 했을 때 잘 하지 못해서 받게 될 비난과 쓴소리를 감당할 자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비난이 나의 존재를 뒤흔들고 무너뜨릴 것 같아서 두려운 것입니다. 그래서 두려움의 근원은 바로 나의 나약함이며, 그 나약한 ‘나’라는 존재가 깊은 나락으로 떨어져 버리는 것이 두려운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정말로 우리의 영혼과 육신 모두를 멸망시킬 수 있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나에게 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우리는 두려움을 느끼지 않습니다. 그리고 나보다 약하다고 여기는 사람에게도 우리는 두려움을 느끼지 않습니다. 심리학적으로 우리가 받는 상처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내가 누군가에게서 상처를 받았을 때에는 그 사람에게 상처 줄 자격과 권한을 내가 부여한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사실 그 사람은 나에 대해서 무엇도 할 수 없는 사람인데 내가 그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위치에 놓고 그럴 권한을 부여했다는 것입니다. 내가 그에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그는 절대로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성경에 “지혜의 시작은 하느님을 경외함이다.”(잠언 9,10; 집회 1,14)라고 하였습니다. 잠언에서는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것이 지혜의 시작이며, 그분을 아는 것이 곧 예지라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두려움은 우리의 영혼과 육신 모두를 멸망시키실 수 있는 분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이 두려움을 갖는 것이 바로 지혜의 시작입니다. 그러나 이 두려움을 이기는 것이 그분께로부터 우리에게 전해진 사랑입니다. 이 모든 것이 요한 사도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완전한 사랑은 두려움을 쫓아냅니다. 두려움은 벌과 관련되기 때문입니다. 두려워하는 이는 아직 자기의 사랑을 완성하지 못한 사람입니다.”(1요한 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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