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우리가 주님께 청하는 것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7-24 17:09
조회
968

가해 성 야고보 사도 축일 (마태 20,20-28)

 

 

우리가 주님께 청하는 것

 

  찬미예수님! 오늘은 성 야고보 사도 축일입니다. 사도들 가운데 야고보는 둘이 있는데, 하나는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로 흔히 대 야고보라고도 하는 사도입니다. 바로 오늘이 그 대 야고보 사도를 기억하는 날이죠. 다른 하나는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로 대 야고보와 구분하여 소 야고보로 부릅니다. 이 두 명의 사도를 큰 야고보, 작은 야고보로 구분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들이 있습니다. 작은 야고보는 나이가 더 적었기 때문이라고 하기도 하고, 키가 더 작았기 때문이라고 보기도 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교회 안의 영향력이라는 측면에서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가 더 큰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라고 보기도 합니다. 어찌 됐든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야고보 사도가 사도들 가운데 가장 먼저 주님께서 마신 수난의 잔을 마셨다는 것은 분명하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이 야고보의 어머니는 예수님께 무엇인가 청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청은 청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청탁에 가깝게 보입니다. 요즘 말로 하면 로비를 한다고 할 수 있겠죠. 이것은 자신의 아들들이 좀 더 좋은 대접을 받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마음일 것입니다. 물론 이런 방식은 옳다고 볼 수 없습니다. 요즘에 이런 일은 법으로 규제하고 있습니다. 평등이라는 원칙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른 제자들이 이 야고보를 불쾌하게 여겼다고 성경은 전하고 있습니다. 정당한 노력에 의하지 않고 좋은 몫을 차지하려는 나쁜 심보를 가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야고보도, 그 어머니도 나무라시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너희가 무엇을 청하는지 알지도 못한다.” 뭔지도 잘 모르고 하는 청탁이니 나무라실 필요까지는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예수님께서 야고보의 어머니에게 하신 이 말씀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들도 이 야고보의 어머니와 별반 다를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참 많은 것을 예수님께 청합니다. 자식들이 중요한 시험을 치기 전이면 잘 되게 해달라고 주님께 청하고, 안 좋은 일이 있으면 빨리 좋아지게 해달라고 청합니다. 우리도 지금 본당 가족캠프가 안전한 가운데에 잘 치러질 수 있도록 매일같이 기도하며 청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씩 우리는 예수님 말씀대로 우리가 무엇을 청하는지 생각해보지도 않고 청할 때가 있습니다. 물론 청해야 할 것이 정해져 있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많은 것들을 주님께 청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그렇다고 주님께서 그 많은 청을 다 들어주시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의 신비로움을 깨닫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바로 어제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께서 하신 말씀을 기억하십시오.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그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로마 8,28) 내 아들이 시험에서 합격하길 바라는 것은 다른 누군가가 시험에서 떨어지길 바라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오늘 하루 내가 주님께 청하고 있던 것이 그 섭리 안에서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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