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침묵의 지혜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7-14 23:30
조회
541

가해 연중 제15주간 토요일 (마태 12,14-21)

 

 

침묵의 지혜

 

  찬미예수님! 요즘은 자기 PR 시대라고 합니다. PR은 Pubilc Relation의 약자로 말하자면 자기가 얼마나 공적으로 많은 관계를 형성하는 사람인지 밝히는 것입니다. 즉, 사람들 안에서 나의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를 설명하는 것이죠. 그래서 자기 PR을 잘한다는 것은 그만큼 내가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인지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가치를 높이려고 애를 씁니다. 어떤 사람은 인맥으로 자신이 가치 있다는 것을 말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지식으로, 또 어떤 사람은 끼와 재능으로 그 가치를 대중들에게 인정받고자 합니다. 자신의 가치가 높아지면, 그만큼 더 나은 삶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 예수님의 모습은 그와는 정반대의 모습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를 선포하시면서도 소란스럽지 않도록 하셨습니다. 바리사이들이 예수님을 죽이려고 한다는 사실을 아시고서는, 치유와 기적으로 하늘나라가 다가왔음을 체험한 이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지 않도록 엄중히 이르셨습니다. 우리의 짧은 생각으로는, 어떤 좋은 일이 있고, 또 더 많은 이들이 그 좋은 일에 참여할 수 있으려면, 많은 홍보활동이 필요하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고 여겨집니다. 사실 우리 주위의 좋은 일들은 다 그렇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는 예수님으로부터 중요한 사실을 배우게 됩니다. 이 모든 좋은 일들이 드러나게 되는 것은 다 때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인용되는 예언자 이사야의 말씀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그는 올바름을 승리로 이끌 때까지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연기 나는 심지를 끄지 않으리니 민족들이 그의 이름에 희망을 걸리라.” 올바름을 승리로 이끌 바로 그때까지 예수님께서는 침묵하신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바로 여기서 침묵의 지혜를 배워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좋은 일을 시작하셨다면, 하느님께서 그 열매를 맺어주시기 전까지 기다리고 침묵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옛말에서도 우리는 이러한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옛말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머리이신 예수님께서 그렇게 하셨기 때문에, 그분의 몸인 우리 역시 그대로 해야 합니다. 머리와 몸이 따로 노는 것은 결코 올바르다고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침묵하고 있어도 드러날 것은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좋은 열매가 드러나야 할 때를 하느님께서 정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의 가치를 굳이 높이지 않아도, 내가 정말 스스로 하느님 앞에서 가치 있는 소중한 사람이라고 여기고, 그렇게 살아가려고 노력한다면 그 가치는 하느님께서 부여해 주십니다.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는 것보다 하느님께 인정을 받는 것이 훨씬 더 유익합니다. 우리 가운데 누군가가 침묵할 수 있다면, 그는 그만큼 하느님을 믿는 것이고, 그만큼 예수 그리스도께 희망을 걸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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