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연중 15주간 화요일 강론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7-12 13:35
조회
572

†찬미예수님!

 

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여러 고을들을 꾸짖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강력하게 그들에게 “불행하여라”라는 말로 그 고을들에게 분노하고 계십니다. 코라진, 벳사이다라는 고을에게는 심판날에 티로와 시돈이 너희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라고 하시고, 카파르나움에게는 심판날에 소돔 땅이 더 견디기 쉬울 것이라고 하십니다. 무시무시한 말씀입니다.

 

티로와 시돈은 바닷가 마을로 매우 번창한 상업도시였습니다. 이사야서 23장 1-18을 살펴보면 그 도시가 교만에 차 몰락해 궁궐들이 파괴되고 사막의 동물들이나 사는 곳이 될 것이라는 예언이 나옵니다. 소돔은 잘 아시다시피 롯이 피해 나온 고을로 하늘에서 불덩이가 떨어져 멸망한 도시의 이름입니다. 하느님의 심판을 받아 교만의 죄로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 시대에 번창하던 도시들에게 심판의 날에 그 도시들보다 더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가장 기적을 많이 일으키신 그 고을들이 회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가 나타납니다.

 

예수님께서는 왜 그렇게까지 그들에게 분노하고 계신 걸까요? 멸망한 도시보다도 더할 것이라는 말씀까지 하시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단순히 그들이 기적을 보고서 믿지 않았기 때문일까요?

 

기적을 보고서 회개하지 않았다라는 말씀은 우리가 인간적으로 충분히 착각할 수 있습니다. 무언가 주어져야 우리가 예수님의 말씀을 믿는다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는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믿지 않았으므로 우리는 그들을 비난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불행하여라”라고 하시는 분노의 말씀에는 나의 모든 것이 주어진 은총임을 깨닫지 못한 이들에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사실 이 세상에 나의 것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어느 수사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우리가 가진 유일한 재산은 죄이다”라고 하셨습니다. 내가 가진 능력들, 내 옆에 있는 사람들, 내가 가진 보이는 물건들을 통해 우리는 “내가 해낸 것”이라고 쉽게 착각합니다. 내가 잘했고 나에게서 드러나는 능력 때문에 인정받고 사랑받는 것이고, 내 주위에 사람들이 모인 것이라고 착각합니다. 내가 인정받고 사랑받는 느낌이 들 때 우리는 교만의 늪에 빠지기 쉽습니다. 하느님이 행하신 것이라 인정하기 싫은 것입니다.

 

그러나 나의 존재, 나의 생명은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며, 나의 주위에 내가 사랑하고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많은 이들은 하느님께서 주신 축복이십니다. 하느님은 보이지 않게 무언가를 통해 직접 나에게 많은 은총을 내려주십니다. 그렇게 하느님께서는 활동하고 계신 것입니다.

 

하느님을 잊어버린 이들은 자신이 어떤 위치인지 잊어버리고 맙니다. 인간은 매우 초라하고 하느님 보시기에 작은 존재입니다. 참된 회개의 시작은 바로 그 인식에서 출발합니다. 영혼의 눈으로 바라보았을 때 우리는 스스로가 참으로 비참하고 부족한 하느님의 종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단순히 죄를 뉘우치는 것만이 회개가 아닌 것입니다. 진정으로 내 존재가 부족함을 알게되면 하느님이 두렵고, 자루옷과 재를 뒤집어 쓰더라도 하느님의 용서가 내리기를 청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은 분명 우리에게도 해당됩니다. “불행하여라”라는 말씀 속에는 안타까운 느낌도 가지고 있습니다. 여전히 하느님은 우리에게 많은 은총을 내려주시면서 깨닫기를 진정으로 바라고 계십니다. 우리 모두는 영적으로 가난한 이들입니다. 가진 것 하나 없는 이들입니다. 오늘 화답송에는 “가난한 이들아, 하느님을 찾아라. 너희 마음에 생기를 돋우어라”라고 나타납니다. 우리가 받은 사랑과 용서, 그 자비의 마음으로 우리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됩니다.

 

지나온 많은 상처와 힘들었던 절망과 상실의 시간 속에는 분명 하느님께서 내밀었던 손이 존재합니다. 그 빛을 따라가야 합니다. 우리가 죽지 않고 살 수 있는 유일한 좁은 길입니다. 우리는 회개의 삶 속에서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습니다. 많은 선물을 받은 작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혹시 하느님께 보이기 싫어 잘 숨겨둔 나의 것이 있으면 바로 지금 보이십시오. 선물을 받았음을 깨달았음에도 하느님을 외면함을 끊지 못한다면 예수님의 꾸짖음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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