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눈먼 인도자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8-02 10:27
조회
551

가해 연중 제18주간 화요일 (마태 15,1-2.10-14)

 

 

눈먼 인도자

 

미예수님! 오늘은 제가 이야기를 하나 해 드리겠습니다. 태어나서 앞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소경 10명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등산이라는 것을 듣기만 했지, 한번도 등산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다 같이 등산 한 번 가는 것이 소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나타나서 자기가 안내를 할 테니 다 같이 산에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이 소경들은 기뻐하면서 그를 따라 나섰습니다. 산에 오르기 전에 그 안내자는 다들 앞을 볼 수 없고 나 혼자 볼 수 있으니 우리가 다 함께 몸을 묶으면 앞을 보지 못해도 길을 잃지는 않을 것이라고 제안하였습니다. 그 소경들은 흔쾌히 동의하고 일렬로 서서 몸을 밧줄로 묶었습니다. 안내자가 제일 앞에 서서 그들을 인도하였습니다. 가면서 그는 그가 볼 수 있는 광경들을 일일이 다 설명해 주었습니다. 소경들은 난생처음 하게 되는 등산에 두려웠지만 그 안내자를 믿고 길을 따라갔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 안내자의 눈이 점점 흐려지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안내자는 자신을 따라오고 있는 10명의 소경들이 불안해 할까봐 그 사실을 감추었습니다. 그 안내자의 눈은 점점 더 나빠져서 결국에는 보이지 않게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그 안내자는 소경들이 불안해 할까봐 염려하여 오히려 더 호언장담을 하였습니다. “저만 잘 따라오십시오. 그러면 무사히 산을 내려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정말 희한한 일이 생겼습니다. 그 안내자를 따라가던 10명의 소경들이 빛을 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소경들은 점차 서로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고, 시간이 지나자 자기 앞에 펼쳐진 장관을 모두 다 또렷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서로 웅성웅성대는 것을 듣고 이미 눈이 멀어버린 안내자는 이들이 불안해하는 줄 알고 계속해서 안심시켰습니다. 그 모습을 보게 된 소경들은 그가 눈이 멀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큰 불안에 사로잡힌 이들은 그 안내자에게 계속해서 길을 멈춰야 한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뒤에서 자꾸 이런 이야기를 하니까 기분이 나빠진 그 안내자는 왜 자신을 믿지 못하냐면서 화를 내었습니다. 길은 점점 낭떠러지로 향하고 있었고, 몸을 묶은 밧줄은 풀지도 못할 만큼 단단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파들을 눈먼 인도자로 보셨습니다. 하지만 바리사이파 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도 눈먼 인도자는 곳곳에 있습니다. 저 역시도 눈먼 인도자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여러분들도 마찬가지로 하느님의 품으로 누군가를 인도한다고 할 때에 눈먼 인도자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눈먼 인도자가 되지 않으려면 하느님 앞에서 자신을 끊임없이 성찰하고, 또 그분 앞에서 솔직해야 합니다. 성찰하지 않고, 솔직하지 않으면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이처럼 나를 깊이 성찰하고, 하느님 앞에서 솔직하게 살아가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늘 제1독서에서 모세가 보여주었던 겸손입니다. 우리 모두 눈이 멀지 않도록 하느님 앞에서 겸손한 태도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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