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제 십자가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8-10 10:17
조회
610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신약 성서에서 가장 잘 알려진 복음 말씀 중에 하나인 위 말씀은 많은 의미와 뜻을 담고 있습니다. 위 구절이 많이 알려지고 힘이 있는 이유는 의미와 뜻을 넘어 우리들에게 어떻게 살아 나가야 할 것인가를 구체적이고 선명하게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누구든지 예수님을 따르려거든 자신을 버리고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좋은 말씀을 좋은 행동을 남으로부터 인정 받는 삶을 살면서 예수님을 따라 살고 싶은데 당신께서는 구체적으로 자신을 버리고 십자가를 지라고 하십니다.

 

 

어린나이에 수도원에 들어온 저는 수도원에서 수도 생활을 시작하면서 하느님께 두 가지를 늘 청하면서 살아왔습니다. 첫 번째는 매사에 감성 보다는 이성을 많이 사용하는 제가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느낄 수 있는 감성을 주십사 청했고, 두 번째는 어린나이에 해보지 못한 사랑을 알게 해달라고 청했습니다.

 

 

시간이 좀 오래 걸려서 문제긴 하지만 언제나 늘 저의 기도를 들어 주시는 주님께서는 어렵지 않게 이 두 가지를 차근 차근 알려주셨습니다. 청년 피정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과 자연스럽게 교감 하면서 감성과 사랑을 알게 해주셨고, 세상 안에서 홀로 싸움을 하시는 중 장년 분들의 어려움들을 들으며 함께 아파하고, 느끼는 사랑을 체험했습니다.

 

 

과거에 잘 몰랐던 사랑이 점차 본 모습을 드러내면서 사랑은 한 가지 감정으로 이뤄 진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랑은 처음엔 웃음을 주고, 그다음 눈물을 주고 마지막에는 의미를 담는 침묵을 준다고 말했던 어느 연극 대사의 내용이 청년들의 영적인 아버지로서의 사랑을 체험하게 되면서 그 의미들에 공감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영적인 아버지이긴 하지만 저도 젊고 청년 들도 젊기에 신기하게 알아 가는 청년들과의 사랑이 신나고 재미있고,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 수록 서로의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완벽하지 못한 수도자의 모습에 청년들이 실망하는 모습이 보였고, 하느님의 정의를 알면서도 외면하는 그들을 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그런 모습으로 하루, 한 달, 일 년을 지내다 보니 이제는 서로가 서로를 예전 보다 잘 알게 되어 인간적인 면이 있는 수도자를 이해함을 알게 되었고, 하느님의 정의를 그들만의 방식으로 해석하는 청년들의 모습을 발견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모자라거나 부족한 모습을 지적하는 것이 아닌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바라 보고 인정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랑은 너무 달콤하지도 너무 쓰지도 않은 달콤함과 쓴맛에 닿아 있는 한점에 머물고 있다. 라는 사실을 이제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것을 더 요구 할 때나, 상대방으로 부터의 더 큰 기대를 하기 시작할 때 무너지는 팽팽한 균형감이 사랑을 더욱더 힘들게 함을 또 한 깨닫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자리를 내어 주고, 바라봐 주고 인정해주는 그 순간

 

“당신은 틀렸어가 아닌 당신과 나는 다른거야” 라고 이야기 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목숨보다 더 소중히 여기는 자존심을 구하려는 사람은 그 자존심 때문에 생명력을 잃을 것이고, 사랑 때문에 자신의 자존심을 버리는 사람은 그 이상의 자존감을 얻게 될 것이다 라고 말입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가장 큰 계명입니다. 사랑은 앞서 말씀 드린대로 조건 없는 행복이나 기쁨만이 가득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희노애락 모든 것을 지니고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랑은 기쁨이기도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힘든 고통이 되기도 합니다. 마치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십자가가 세상을 구원한 도구로 쓰인 것처럼 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다시 우리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사랑을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자신을 버린 즉 죽기보다 싫은 자신의 자존심을 비운 그 자리에 사랑을 가득 채우는 삶을 살아가십시오. 받기 보다는 내어주는 사랑의 실천으로 오늘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먼저 사랑한다고 고백하십시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십자가의 길을 걸으셨습니다. 수많은 조롱과 무시가 예수그리스도를 때리고, 괴롭혔지만 자신을 비운 그 자리에 사랑을 가득 채운 예수그리스도께서는 그 사랑 때문에, 그 사랑으로 인해서, 위대한 사랑의 완성인 구원을 실현하셨습니다.

 

 

오늘 우리도 가족과 친구들에게 먼저 건네는 부끄러운 사랑고백으로 하느님 나라를 완성하는 멋진 일에 동참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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