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연중 20주간 금요일 강론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8-19 09:09
조회
538

†찬미예수님!

 

어제 반짝이는 아침 햇살과 밤에 고개를 들어 넓은 하늘에 달과 구름과 별들을 보신 분들 중에는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신 분이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계속 우울한 마음이 들게 하는 무거운 날씨 속에 어제의 날씨는 어찌나 상큼하게 여겨졌던지 감사를 드리기에 충분했습니다. 오랜만에 하늘이 참 넓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면서, 그 하늘은 무엇이든지 품어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하늘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은 ‘사랑’에 관해서 말씀하고 계십니다. 마태오 복음의 율법학자는 율법에서 가장 큰 계명이 무엇이냐고 묻지만, 같은 내용의 루카 복음 10장을 보면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받을 수 있습니까?”라고 질문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사랑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지만 그 말씀에 우리는 왠지 무척이나 부족한 듯 느껴집니다. 하느님 보시기에 아무래도 내 자신은 마음이 완전하지 않다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을 꿰뚫어 보시는 하느님이시니 아무래도 하느님 앞에 죄송스러울 따름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우리가 살아온 삶을 되돌아 보면 우리가 진심으로 온 마음을 다하여 사랑한 시간이 있었습니다. 혹은 지금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마치 내가 모든 것을 다 가진 듯 하고 내 모든 것이 이루어진 듯하며 하느님께 감사하며 행복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그 마음이 오래가지 않습니다. 곧 우리는 그 대상과 충돌하고 갈등하며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하고 상대방 탓을 하게 됩니다. ‘전에는 이렇지 않았는데’라면서 말입니다. 내 기대를 채워주지 않는 상대가 밉게만 느껴지고 내 기대를 요구하지만 마치 영원한 사랑은 없는 듯 외면당하게 됩니다. 그 사람에게 완전한 마음으로 다가갈 수 없음을 알 때 우리는 나라는 사람이 사랑이란 걸 할 수 있는 사람인지 그리고 나는 그 사람을 정말 사랑하는 것인지 고민하게 됩니다.

 

끝도 없는 인간의 욕망은 사랑을 내 손아귀에 넣고 싶어 합니다. 그것이 충족되면 내가 살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충족되지 않을 때는 그 사람을 내 기대대로 되기를 요구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러나 아버지이시며 우리에게 좋은 것만을 주시려는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아들을 보내시어 무엇이 사랑인지 이미 알려주셨습니다. 철저히 당신 자신을 내어놓으시며 아파하는 이들에게 다가가셨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탓하시지 않은채 당신께서는 죽음을 택하셨습니다. 그렇게 해야 모든 이들이 사랑받음을 느끼며 생명을 얻을 것임을 아셨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 죄인지 아닌지 판단하지 않으시고 그저 목숨을 내어놓으실 수밖에 없으셨습니다.

 

요한의 첫째 서간 4장 19절에는 “우리가 사랑하는 것은 그분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이라고 나타납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전부 알지 못합니다. 또한 하느님처럼 완전한 마음으로 하느님이나 이웃에게 다가갈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사랑을 받은 우리는 사랑할 힘을 받았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크게 용서하셨기에 우리도 작게나마 용서할 수 있습니다. 맑은 하늘을 바라보거나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볼 때, 우리가 지나온 삶에서 내게 생명을 주시고 나를 살게 하셨던 많은 일들을 볼 때, 내게 아픔을 준다 해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을 때 다시금 하느님의 사랑을 깊게 느끼게 됩니다. 보잘것 없는 나를 사랑하시는 단 한분이신 아버지 하느님 밑에서 우리는 서로 사랑하라고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형제도 사랑해야 한다고 요한의 첫째서간 4장 21절은 말합니다.

 

현대 사회의 논리대로 하면 나의 것을 내어주는 것은 손해로 보여지고 사회생활에 뒤쳐진 사람으로 비쳐집니다. 하지만 내 마음과 내 시간을 다른 이들에게 내어놓는 것은 자신이 잡고 있던 것으로부터 죽을 줄 아는 성숙한 사람으로, 다른 이들을 살릴뿐더러, 나 자신 역시 살게 됩니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써 살아가는 우리들은 바로 내 앞에 힘들어하는 이를 깊이 사랑할 때, 모든 이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깊이 느끼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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