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많지만 뽑히는 사람은 적다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8-18 09:22
조회
757

연중 20주간 목요일 강론(마태 22,1-14)

 

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많지만 뽑히는 사람은 적다

 

찬미예수님

얼마 전 종신서원을 준비하는 한 달간의 피정을 마치는 마지막 미사 중 한 할아버지 수사님께서 저희에게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한국교회의 초창기 신자들은 일 년에 한번정도만 미사에 참례할 수 있었고 그분들은 주님의 기도와 사도신경만으로 자신들의 신앙을 지켜나가야 했는데 오늘날에는 항상 성당에서는 미사가 거행되고 우리가 원하면 가까운 성당에서 미사를 드릴 수 있으니 우리는 참 편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그분은 우리가 이렇게 편한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의 신앙은 어떤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편안한 시대에서 신앙생활도 편리하고 쉽게 하려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그분께서는 순교자의 정신으로 살아가는 복자수도회 수도자들이 한국의 순교자들의 신앙의 정신을 잃지 않고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하셨습니다.

 

 한 달간의 피정을 마치고 하느님께서 저를 부르셨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기뻐하고 있었는데 그 수사님의 말씀을 들으니 마음이 숙연해졌습니다. 우리가 걸어가겠다고 약속한 이 길이 결코 편안한 길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묵상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혼인잔치에 초대하는 왕의 비유를 말씀해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비유를 통해 이스라엘뿐만이 아니라 누구나 하늘나라로 초대를 받게 되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주십니다. 그러나 뒷부분에서 예복을 입지 않은 자가 추방을 당하는 내용을 통해 초대를 받은 사람은 그에 따른 알맞은 자세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알려주십니다.

 

오늘 복음말씀을 묵상하면서 오늘의 말씀이 마냥 아름답고 따뜻한 내용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오늘 비유에서 많은 사람이 죽었고 마지막에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은 어두운 곳으로 손과 발이 묶여 추방되는 가슴 아픈 내용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비유는 이스라엘이 겪은 역사적인 내용이고 지금까지도 우리의 삶에 적용되는 말씀입니다.

 

 

 모든 이들을 잔치에 초대한다는 것은 하느님의 보편적 구원의지 즉, 모든 사람을 하늘나라로 부르시는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초대는 우리의 공로와 행위로 얻어낸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무상으로 우리에게 선사하신 사랑의 초대입니다.

 

 분명 이 초대는 우리에게 무상으로 주어진 초대입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거저주신 초대이기에 이 사랑의 초대를 쉽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로는 자신이 당연히 이 초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하느님의 부르심에 쉽게 아무 변화 없이 응답하려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 편에서 볼 때 이 초대는 아무 대가 없이 인간에게 쉽게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당신이 사랑하시는 아드님의 목숨을 내어준 인간에 대한 끔찍한 사랑의 부르심이며, 치열한 초대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초대에 응답하며 그 부르심에 따르기 위해 교회의 역사 안에서 많은 신앙의 선배들이 고통을 겪고 죽음을 당했습니다. 한국의 신앙의 선배들 역시 고통과 죽음으로 자신들의 부르심에 응답했습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초대에 응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내적인 삶의 변화를 요구합니다. 사도 바오로는 로마서 13,14을 통해 “주 예수 그리스도를 입으십시오. 그리고 욕망을 채우려고 육신을 돌보는 일을 하지 마십시오.”라고 권고합니다.

.

 분명 지금 여기모인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치열한 사랑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이제 그리스도라는 예복을 입고 하느님의 초대에 응하고 있는지 아니면 과거의 모습을 고집하면서 과거의 옷을 입고 걸어가고 있는지 성찰해야 합니다.

 만일 아직도 과거의 옷을 입고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고 있다면 오늘 복음환호송의 “오늘 너희는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는 말씀을 되새기며 새롭게 그 부르심에 응답하시길 바랍니다.

 

 또한 오늘 하루 예수님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우리가 하느님 나라의 잔치에 알맞은 옷을 입고 하느님께 다가갈 수 있도록 기도 중에 은총을 청하시길 바랍니다. 항상 좋은 것을 주시려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좋은 것을 주실 것이라는 믿음으로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의 은총에 힘입어 그리스도를 입고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기를 하느님께 간절하게 기도드립니다.

 

 

“사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마태 22,14)

전체 1,616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246
“먼저 잔속을 깨끗이 하여라.”
수도회 | 2011.08.23 | 추천 0 | 조회 557
수도회 2011.08.23 0 557
245
행복의 길과 불행의 길
수도회 | 2011.08.21 | 추천 0 | 조회 452
수도회 2011.08.21 0 452
244
바리사이를 부정하지 못한 예수님
수도회 | 2011.08.19 | 추천 0 | 조회 518
수도회 2011.08.19 0 518
243
연중 20주간 금요일 강론
수도회 | 2011.08.19 | 추천 0 | 조회 537
수도회 2011.08.19 0 537
242
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많지만 뽑히는 사람은 적다
수도회 | 2011.08.18 | 추천 0 | 조회 757
수도회 2011.08.18 0 757
241
한 데나리온의 의미
수도회 | 2011.08.17 | 추천 0 | 조회 619
수도회 2011.08.17 0 619
240
하느님의 품삯
수도회 | 2011.08.17 | 추천 0 | 조회 489
수도회 2011.08.17 0 489
239
새롭게 태어남
수도회 | 2011.08.16 | 추천 0 | 조회 555
수도회 2011.08.16 0 555
238
인생역전
수도회 | 2011.08.16 | 추천 0 | 조회 566
수도회 2011.08.16 0 566
237
가해 성모승천대축일
수도회 | 2011.08.15 | 추천 0 | 조회 753
수도회 2011.08.15 0 7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