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일흔일곱번까지라도 용서해야한다.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8-11 08:31
조회
940

성녀 클라라 동정 기념일(마태 18,21-19.1)

 

“일곱 번만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도 용서해야한다.”

 

 

 

+찬미예수님

 

얼마 전 피정을 오신 한 분께서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수사님들은 참 너그러워보여요 세상의 모든 것들을 다 사랑하고 용서하실 수 있 는 것 같아요”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수도 원에서 살면 많은 사람들을 용서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텐데 말이에요.”

 

그분의 말씀을 듣고 조용히 성찰을 해보았습니다. 과연 제 자신은 화를 내지 않고 항상 사랑으로 용서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가?

 

하지만 수도원에 들어온 지 십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많은 부분을 용서하지 못하고 분노를 가지고 있는 제 자신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요즘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처럼 쿨하게 용서하면 되는데 쿨하지 못하고 소심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말입니다.

 

가끔은 저에게 상처를 주고 저를 힘들게 했던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럴 때면 괜히 기분이 나빠지고 화가 나기도 합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솔직히 가끔은 앙갚음을 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럴 때면 항상 제 마음의 평화는 사라지고 분노와 미움이 제 마음속에 가득차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아마 저 뿐만이 아니리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저와 비슷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우리에게 일곱 번만 아니라 일흔일곱 번이라도 용서해야한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일흔 일곱 번이라니요? 한번 용서하기도 어렵고 마음이 타들어 가는데 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왜 이렇게 말씀하실까요? 그 뒤에 말씀하시는 비유를 통해 우리는 그 의미를 잘 알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의 잘못을 용서해주셨기에 우리도 상대를 용서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말씀에도 불구하고 상대를 용서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상대의 잘못으로 인한 상처와 악감정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아직도 제가 용서하지 못한 일들과 사람들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그러자 앞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분노가 올라오고 제 마음의 평화가 깨지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괜히 괴로워지고 가슴이 아파왔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이런 모습을 알고 계시지 않았을까요?

 

 

사실 상대를 용서하지 못하고 마음에 담고 있으면 우리의 마음이 아프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용서하지 못하는 우리의 마음에 악이 버티고 있고 용서하고 화해하지 않으면 그 악한 마음이 자라나 우리를 더 괴롭게 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내 자신의 상처와 분노를 악으로 갚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악을 악으로 갚는 것은 그 악에 굴복당하는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악에 굴복당하지 말고 선으로 악을 굴복하십시오”(로마12,21)라고 말씀하십니다.

 

용서가 쉬운 것이 아니고 잘 되는 것도 아닙니다. 상대가 준 상처와 피해도 억울한 마음도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분노와 악감정이 자신을 힘들게하고 괴롭게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용서를 통해 이를 극복해야 합니다.

 

용서는 상대를 위해 내 자신이 거창하게 베푸는 자선의 행위만은 아닙니다. 사실 용서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이 때문입니다. 용서는 내가 받은 상처에 대한 치유의 시작이고 갈라진 관계를 회복시키는 것 입니다. 우리는 용서를 통해 서로 용서하고 용서 받으며 악에서 멀어지고 선이신 하느님께로 더욱 다가가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 우리가 마음속에 남아있는 악에 굴복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신의 마음을 잘 성찰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의 마음 안에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이 자라나 사람들을 용서하면서 화해하고 하느님께 다가갈 수 있도록 은총을 청하시길 바랍니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만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도 용서해야한다.”

(마태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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