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연중 제 22주간 목요일 강론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9-01 15:25
조회
587

† 찬미예수님!

 

오늘 복음 말씀에서는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부르시는 장면이 나타납니다.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하느님의 권능을 눈앞에서 지켜본 베드로와 그의 어부들은 그 거대함에 자신의 비참하고 나약한 존재를 깨닫게 됩니다. 예수님을 스승님이라 부르던 베드로는 예수님 앞에 엎드려 “주님”이라고 고백을 하며 자신이 죄 많은 인간임을, 부족한 인간임을 솔직하게 고백하게 됩니다.

 

그렇게 제자들을 부르신 예수님의 행동은 매우 의도적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직접 호숫가에 대어 놓은 배 곁으로 오셨고, 그 중에 시몬의 배에 오르시며 뭍에서 조금 저어 나가 달라고 직접 부탁을 하십니다. 그리고는 그물을 손질하던 어부들이 다 듣는 배 위에서 군중을 가르치십니다. 게다가 말씀을 마치시고는 갑자기 엉뚱하게도 베드로에게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라고 말씀하십니다.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한” 어부들이 듣기에는 매우 황당하며 어쩔줄 몰라했습니다. 고기잡이의 전문가인 어부들이 보기에 분명히 안잡힐테니 그런 결과가 나오면 가르치고 계신 예수님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고, 그렇다고 스승이신 예수님의 말씀이신데,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어부들 모두 어쩔 줄을 몰라 방황하고 있을 때에 베드로는 예수님과 직접 대화하며 무언가 결심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베드로의 말에서 이미 그는 예수님을 스승님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분이 하자는 대로 모두 합니다. 배를 조금 저어 나갔고, 예수님께서 고기를 잡으라고 하실 때 고기 한 마리도 못잡았더라고 말씀을 드립니다. 그분의 의도가 확실하지 않고, 또한 인간적으로 생각해봐도 분명히 안 될 것이라 판단되지만 그의 행동은 어쩐 일인지 이미 깊은 곳으로 가서 그물을 내리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힘이 있다는 것을 그는 느끼고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먼저 다가오시는 예수님을 맞이하기 힘들어합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말씀을 귀담아 듣고싶어 하면서도 그것을 삶으로 가져가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무언가를 얻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복음의 마지막 말씀처럼 모든 것을 버려야 한다는데, 그러기 싫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보통 양다리를 걸치고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중에 결심하자’ 혹은 ‘때가 되면 부르시겠지’ 라는 식으로 다음으로 미루는 경우가 참으로 많습니다. 이미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부르고 계신데 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가 그를 따를 것임을 아셨다는 듯이 그에게 이미 다가오십니다. 베드로는 그분의 말씀에 작은 믿음이었을지라도 직접 물에 발을 담그는 모습을 보입니다. 삶에서 아무렇지도 않았던 일 같았는데, 그것이 그의 삶을 크게 바꾸는 시작이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의 배를 택하신 것은 그를 제자로 택하시어 교회를 이끌도록 하실 상징입니다. 그리고 깊은 데로 그물을 내리라는 것은 겉모습의 치장에만 매달려 진정 중심에서 봐야 할 것을 보지 못하고, 나만의 편안한 세상에 얽매여있는 인간들에게 네 마음 깊은 곳에 그물을 내려보라는 말씀입니다.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두려울 때도 많습니다.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지 잘 모르겠고, 내가 생각하는 하느님은 내게 이렇게 하라고 지시하기만 하는 것 같이 느껴질 때도 많습니다. 제자가 된 어부들처럼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방황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때는 하느님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내 판단을 내려놓고 마음으로 하느님께 다가가면 하느님의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나를 얽매고 있는 것은 하느님이 아니라 내가 생각하던 작은 세상이었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제 1독서에 나타나듯이 아버지 하느님께서는 사랑하시는 아드님을 우리에게 보내주셔서 영적 지혜와 깨달음을 주시려 합니다. 우리에게 예수님을 보내주신 이유입니다. 내 믿음이 작음을 탓하기 전에 먼저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을 좀 더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내 마음 깊은 곳에 예수님의 말씀을 내리는 이는 깨닫게 된 자신을 발견할 것이고, 하느님과 좀더 가까워진, 사랑에 가득찬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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