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가해 연중 제24주일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9-09 22:14
조회
777

가해 연중 제24주일 (집회 27,30-28,7 / 로마 14,7-9 / 마태 18,21-35)

 

 

용서에 대하여

 

찬미예수님! 오늘 독서와 복음은 한결같이 우리에게 용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용서는 그리스도인의 특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죄의 용서는 그리스도로부터 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복음 말씀처럼 우리에게 잘못한 형제를 용서해야 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용서가 말처럼 그리 쉽나요? 많은 분들이 타인의 잘못에 대해 너그럽게 용서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용서해야 하는지 고민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용서라는 것은 죄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죄가 없이 용서가 있을 수 없습니다. 인간 가운데에서 죄가 없었던 분은 예수님과 성모님 밖에 없습니다. 우리 가운데에는 죄가 없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용서를 하기도 하고 받기도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좀 더 생각해 보면, 죄라는 것은 혼자서는 결코 지을 수 없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죄는 항상 누군가와의 관계 안에서 저질러진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가 죄를 지을 때 그 죄로 인해 상처를 받는 누군가가 분명히 있습니다. 죄는 상처와 관계의 단절을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처가 적절한 화해와 용서로 치유되지 못하고 남아 있게 되면, 결국 그 사람과의 관계가 단절되고 마는 것입니다. 이것은 사람들과의 관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우리가 혼자 있을 때 잘못한 것을 아무도 보지 않았더라도 우리가 양심의 가책을 받는 이유는 우리와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 죄가 저질러졌기 때문입니다.

 

  죄가 관계 안에서 저질러지는 것처럼, 용서도 나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용서라는 것은 언제나 관계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용서하는 사람이 있으면 용서받는 사람이 있는 것이죠.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관계 안에서 죄가 있었음이 분명히 드러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용서하는 사람만 죄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거나, 용서받아야 하는 사람만 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용서는 좀처럼 잘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대개는 용서하는 사람은 죄를 알고 있지만, 정작 죄를 지은 당사자가 그 죄를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어떤 죄를 지었는지를 성찰하고 그 죄를 겸손하게 인정할 때, 용서와 화해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죄를 인정하는 것만으로 용서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잘못한 이들을 쉽게 용서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들을 용서해주면 다시 그 잘못을 반복할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거나, 또는 그가 나에게 잘못한 것이 나에게 너무나 큰 상처가 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생각할 때에, 그가 나에게 반복해서 잘못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우리는 하느님께 그렇게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베푸시는 하느님의 자비로운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자비를 베풀어주고 계신다는 사실을 잊는다면, 우리는 오늘 복음에 나오는 임금의 악한 종이 되고 말 것입니다. 그러므로 용서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풀어주시는 무한한 자비와 사랑에 힘입지 않고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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