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작은 점에서 시작하는 순교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9-20 09:44
조회
523

가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루카 9,23-26)

 

 

작은 점에서 시작하는 순교

 

찬미예수님! 오늘 우리는 우리 신앙의 뿌리이며, 하느님 사랑의 산 증인들이신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을 기억합니다. 이분들의 피로 우리 교회가 세워졌고, 이분들의 신앙은 우리들을 통해 대대손손 전해질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신앙 안에서 순교자들의 후손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흔히 우리가 순교를 생각할 때에, 극심한 고통, 그리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 핍박과 모욕 등 인간적으로 생각할 때 너무나 처참한 광경을 떠올리게 됩니다. 실제로 우리 순교자들이 그런 모습으로 순교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과연 우리도 그분들처럼 당당하게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박해 시대 때 모든 천주교 신자들이 당당하게 죽음을 맞이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배교하였고, 또 어떤 이들은 극심한 두려움에 떨면서 내적으로 큰 혼란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약 200여 년 전, 무더운 여름 7월에 55세의 나이로 하느님 곁으로 간 이도기(李道起)바오로라는 순교자가 있었습니다. 그가 박해로 인해 다른 동료들과 함께 체포되었을 때에, 그는 모진 고문 중에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천주를 위하여 죽는 것은 자기 영혼에 영원한 영광을 보증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함께 갇힌 동료들은 그처럼 믿음이 강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어떤 동료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참말이지 저는 어떻게 형벌을 참아 받을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하지요?” 그러자 이도기 바오로 순교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도 몹시 괴로운 것은 사실일세. 그리고 나는 자네보다 나이가 더 많으니, 나이 때문에 고문이 더욱더 괴롭게 되네. 하지만 천당을 헐값으로야 살 수 있나. 고통은 영원한 행복을 사는 돈일세. 용기를 내서 얼마 동안만 더 고통을 참아 받게.”

 

  지금 우리의 믿음으로 순교를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우리 가운데 단 한 사람이라도, 아니면 우리 교회 안에 단 한 사람이라도 이처럼 굳센 믿음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목숨을 내놓을 용기를 가지고 있다면, 우리가 비록 믿음이 약하더라도 그로 말미암아 순교에 이를 수 있을 것입니다. 나 혼자서라면 어렵겠지만 함께 한다면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늘나라를 겨자씨와 누룩에 비유하신 적이 있습니다. 가장 작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부풀어 차고 넘치게 된다는 것입니다. 바로 내 옆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생명의 복음을 위해 당당하게 목숨을 내어놓는 동료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면 분명 우리도 용기를 내어 순교의 월계관을 놓치지 않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아주 작은 점이 모여서 선이 되고 면이 되고 공간을 채우는 하늘나라의 신비가 바로 이러한 모습에서 드러날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바로 그 작은 점이 되어 주십시오. 여러분 혼자서는 점일 뿐이지만, 바로 그 점에서 하늘나라의 신비가 드러날 것입니다. 서로 용기를 북돋워주고 힘을 보태어 주십시오. 순교는 나 혼자서 하는 영웅적인 행동이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으로 말미암아 내 옆에 있는 동료들과 함께 이루는 하늘나라의 신비입니다.

전체 1,617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297
예수님에 대한 오해
수도회 | 2011.09.22 | 추천 0 | 조회 1158
수도회 2011.09.22 0 1158
296
앵베르 주교와 동료 사제들
수도회 | 2011.09.21 | 추천 0 | 조회 471
수도회 2011.09.21 0 471
295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수도회 | 2011.09.21 | 추천 0 | 조회 460
수도회 2011.09.21 0 460
294
‘확신 있는 신앙’
수도회 | 2011.09.20 | 추천 0 | 조회 625
수도회 2011.09.20 0 625
293
작은 점에서 시작하는 순교
수도회 | 2011.09.20 | 추천 0 | 조회 523
수도회 2011.09.20 0 523
292
연중 25주간 월요일
수도회 | 2011.09.19 | 추천 0 | 조회 511
수도회 2011.09.19 0 511
291
숨겨진 덕행
수도회 | 2011.09.18 | 추천 0 | 조회 501
수도회 2011.09.18 0 501
290
좋은 씨가 뿌려진 것이란
수도회 | 2011.09.17 | 추천 0 | 조회 600
수도회 2011.09.17 0 600
289
가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수도회 | 2011.09.16 | 추천 0 | 조회 534
수도회 2011.09.16 0 534
288
그들은 자기들의 재산으로 예수님의 일행에게 시중을 들었다.(루카 8,3)
수도회 | 2011.09.16 | 추천 0 | 조회 499
수도회 2011.09.16 0 4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