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다른 대비책을 만들지 마라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9-28 09:34
조회
454

가해 연중 제26주간 수요일 (루카 9,57-62)

 

 

다른 대비책을 만들지 마라

 

  찬미예수님! 오늘 복음 말씀은 이제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에서 일흔 두 제자를 파견하시기 전에 등장하는 세 가지 대화입니다. 루카 복음 저자는 파견에 앞서 이 이야기를 전하면서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이 어떠한 마음가짐을 지녀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대화들을 잘 살펴보면 처음 것과 나머지 두 개의 것이 서로 다른 내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뒤에 나오는 두 개의 대화는 어렵긴 해도 과거에 얽매이지 말라는 내용을 말씀하시는 것이라고 알아들을 수 있지만, 처음의 대화는 그야말로 선문선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예수님, 따르겠습니다.’ 하니까 ‘나는 머리 둘 곳도 없다.’ 하십니다. 이게 대체 무슨 질문이고 무슨 대답일까요?

 

  요즘에 TV를 보면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모 케이블 방송에서 하는 것도 있고, 공중파에서 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다들 목적은 스타를 발굴해내기 위한 것인데,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있습니다. 저도 몇 번 봤는데, 거기서 심사위원이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신은 돌아갈 곳이 있지 않습니까?” 노래를 잘 해서 나오긴 했지만, 괜찮은 직장도 있으니 다른 사람들보다 그만큼 더 절실하지 않다는 것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 길이 아니면 갈 곳이 없는 사람들만큼 절박하게 매달리지 않으니 그만큼 열정도 떨어지고 감동도 주기가 어려운 것이죠.

 

  예수님께서는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여우들이 하루 종일 다른 데서 사냥을 하고, 돌아다니더라도 그들은 불안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돌아갈 곳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늘의 새들도 다른 목적이 있어서 그것을 쫓더라도 잘 되지 않으면 다시 보금자리로 가서 쉴 수 있습니다. 다들 자신들의 목적을 향해 일하다가도 그게 잘 되지 않으면 다시 돌아가 안전하게 쉴 곳이 정해져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이 말씀은 당신의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고 하셨던 예수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이해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겠다고 하는 그 사람에게 이 길을 가다가 잘 안 되면 다시 돌아가 쉴 곳을 만들어놓지 말라는 뜻으로 이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예수님 당신 스스로도 머리를 기댈 곳조차 만들어놓지 않으셨으니, 예수님을 따르려는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가르치시는 것입니다.

 

  저는 주식 투자를 해 본 적은 없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한 군데에다 올인하는 것보다 분산 투자해서 위험성을 줄이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됩니다. 우리가 다른 일을 할 때에도 위험성을 줄이고 안전한 방법을 도모하기 위해서 다른 대비책을 세워놓는다면, 그 일이 잘 안 될 경우에 다른 쪽을 선택하여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따르는 길에서는 이것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조금만 위험해 보이고, 조금만 불안하다고 여기면 금방 돌아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따르는 길에 있어서 다른 대비책을 만들어 놓지 마십시오. 그러면 그만큼 절실하게 온 몸을 던져 그분을 따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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