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순명하는 신앙 –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작성자
하느님의 사랑
작성일
2021-07-01 12:41
조회
2598

 

“순명하는 신앙”

7월 1일 /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제1독서 : 창세 22,1-19 / 복음 : 마태 9,1-8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려고 노력하는 분들을 뵈었습니다. 한 분은 ‘그러나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라는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아버지의 뜻을 이루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이내 내가 원하는 대로 하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다른 분은 ‘그대로 이루어지기를 빕니다’라는 말씀을 마음에 새기십니다. 나에게 주어지는 하느님의 뜻을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분은 ‘제 뜻대로 살아왔죠’라고 하십니다. 이분들처럼, 우리도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려고 하지만 내가 원하는대로 행동을 하게 됩니다.

 

  우리는 이렇게 순종하는 것이 어렵지만, 독서의 아브라함에게는 순종이 참으로 쉬워 보입니다. 아브라함은 일흔 다섯 나이에 주님의 부르심을 받고, 고향을 떠나 보여주는 곳으로 가라고 듣습니다. 아브라함의 행동은 단순합니다. 그는 주님께서 이르신대로 길을 떠났습니다. 일흔 다섯에, 떠나는 것은 힘들텐데, 힘들다는 표현도 없이 받아들입니다.

  주님께서는 오늘 독서 말씀에서는, 아브라함에게 외아들을 번제물로 바치라고 하십니다. 아브라함은 주님께 아무 말도 드리지 않고, 아들을 데리고 갑니다. 그는 가장 소중한 아들을 번제물로 바치러 갑니다. 주님께서는 아브라함의 신앙을 보고 말씀하십니다.

네가 나에게 순종하였으니, 세상의 모든 민족들이 너의 후손을 통하여 복을 받을 것이다.”(창세 22,18)

 

  아브라함은 어떻게 주님께 어려운 일들을 모두 순종할 수 있었을까요? 한 순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닐 것입니다. 그는 조금씩 조금씩 주님의 뜻에 순종하는 삶을 살았고, 그렇게 신앙이 커져갔기에, 어려운 일들을 순종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다음으로 수도 생활 가운데에서 사도직과 순종에 대해서 봅니다. 수도원에서는 공동체의 필요한 사도직을 보고, 다음으로 각 형제의 성향들을 보며 사도직에 파견합니다. 각 형제의 지향이 우선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사도직이 우선됩니다. 수사님들은 본인에게 잘 맞는 사도직에 있다면 좋을 수 있지만, 부담스러운 사도직에 있다면 어려울 것입니다. 한 수사님은 공동체에서 부담스러운 사도직이 있었습니다. 그 수사님의 지향은 그 사도직만 제발 안하게 해달라는 지향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수사님께는 그 소임이 주어졌습니다. 수도자는 부담스러운 소임일지라도, 주어지면, 순종해야 합니다. 공동체의 선익을 위해 의견을 말할 수는 있지만, 최종 결정에는 신앙으로 순명해야 합니다. 수도자들은 주어지는 사도직을 통해서 조금씩 순종하는 것을 배웁니다. 수도자는 하느님 나라를 세상에 보여주는 것이 소명이기에, 깎이고 닳은 부분을 세상에 전하는 것입니다.

 

  오늘 말씀의 지향은 내 생각에 순종하지 말고, 주님의 뜻에 순종하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오랫동안 신앙을 키워왔기에, 주님의 뜻을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신앙이라는 싹에 물도 주고, 거름도 주고, 잡초도 뽑아내고 그렇게 신앙을 키워나가고자 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아브라함처럼 신앙으로 순종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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