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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나누기

예수님의 기쁨 : 계명 ,사랑 ,기쁨_ 지민준 베드로 까니시오 수사 강론

작성자
용진 조
작성일
2022-05-20 10:43
조회
9202

<예수님의 기쁨 : 계명 사랑 기쁨>

 

엊그제 전례위원회 회의가 있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수사님들과 직접 만났습니다. 어떤 수사님은 대면 회의가 처음이었고, 함께하는 저녁식사 자리도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더욱 웃음꽃이 피었고, 저희는 매우 기쁘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도 우리들이 기쁨으로 충만하기를 바라십니다. 그래서 저는 스스로 질문해보았습니다. ‘나는 언제 기쁨을 느끼는가?’ 다른 사람의 따뜻한 말 한 마디, 친절한 눈빛 한 번에 저는 기쁩니다. 반가운 친구를 만났을 때, 맛있는 음식을 먹고, 아름다운 그림이나 경치를 보면 행복합니다. 간절히 원하던 바람이 이루어졌을 때, 또는 하느님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감사할 일들이 많아지면 많이 기뻐집니다.

그럼 제 안에 기쁨이 없다고 느낄 때는. 어떻게 하나 생각해보았습니다. 기쁨을 찾게 됩니다. 나에게 기쁨을 주는 존재를 찾아가고, 내가 기뻐할 만한 일들을 하고, 내가 무얼 하면 기쁘고 즐겁다는 것을 아는 기억에 따라 그런 상황과 장소들을 찾아갑니다. 예전의 추억을 떠올리고 그에 준하는 기쁨과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서 말이지요. 물론 그 기쁨에는 맛집탐방과 같은 매우 일차원적인 것도 있고, 혹은 감실 앞에서 느낄 수 있는 영적이고 깊은 기쁨도 있겠습니다. 추구하려는 기쁨의 종류에 따라 그에 걸맞는 곳을 찾아다니게 되지요.

오늘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기쁨이 우리 안에 있고, 또 그 기쁨이 충만하게 되기 위한 길을 알려주십니다. 바로 당신 계명을 지킴으로써, 당신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입니다. 이 ‘계명’은 아시다시피 오늘 복음의 구절 바로 뒤에 나오는 말씀인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는 주님의 계명입니다. 하지만 어떤 분은 ‘계명’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딱딱한 법, 규칙을 연상시켜 답답함을 느끼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답답함은 당연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계명’은 ‘규칙’이 맞고,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의지적인’ 행위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가 의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계명’과는 반대로 향해있는 인간 본성을 거슬러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제 창설자영성연구소에서 나누어주신 신간, “신비생활의 비결” 중 ‘성체조배 3, 성체성사’편에 보면, “양을 잡아 불에 태워 드리어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뒷부분을 조금 인용해보면, “타는 것은 양이 아니라 네 사욕이라야 한다. 네 사욕이 타서 완전히 소진되어야 한다. 태우는 것은 불이 아니고 천주 사랑의 뜨거운 불이라야 한다(1열왕 18,38 참조). 이런 사랑의 불이라야 네 사욕이 사라진다.”

과연 어떤 영혼이 사욕이 불태워지는 고통을 감내하고서라도 자신 안에 하느님 사랑의 불이 활활 타오르도록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분명 그는 지금까지 베풀어주신 하느님의 사랑을 ‘기억’하고 그에 ‘감사’하는 영혼일 것입니다. 요한이 서간에서 밝힌 것처럼, “우리가 사랑하는 것은 그분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1요한 4,19) 오늘 여기 계신 분들 모두가 예수님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그리고 지금도 사랑하고 계시는지를 순간순간 발견하고 마음 속 깊이 느끼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것만이,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한 이유가 되고 원동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 사랑은 심지어 우리의 상처 입은 어린 시절과 어둡게 느껴지는 인생의 굴곡 속에서도 우리를 살게 하고 붙잡아주었습니다. 숨어있는 그 사랑을 발견하십시오. 그러면 우리의 기쁨은 예수님의 기쁨과 점점 닮아가게 될 것이고, 그 기쁨을 아무도 빼앗아가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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