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의탁 베드로 수사의 강론-07.14

작성자
용진 조
작성일
2022-07-16 08:18
조회
8777

+ 찬미 예수 마리아 요셉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우리는 각자 삶의 자리에서 기쁨과 슬픔, 절망과 희망을 겪습니다.

모든 사람이 각자의 십자가를 지고 이 인생길을 걸어간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 지상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느님을 믿든 믿지 않든, 가난하건 부유하건 관계없이

모두 각자의 몫으로 주어진 짐을 지고 걸어갑니다.

진실로 많은 것을 가진 부자이고 모자란 것이 없어 보이는 사람, 능력과 외모가 출중한 사람,

늘 행복할 것만 같아 보이는 수도자도 그 사람만이 느끼는 고유한 십자가를 지고 있습니다.

또한 TV에서 보면, 아주 유명한 연예인, 성공한 사업가들이 어린 시절 가정에서 받았던 상처로 고통받고 있다거나

공황장애로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거나 하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지 않습니까?

 

전능하신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지혜로, 그 수와 무게, 길이와 넓이와 깊이를 각 사람에게 맞게 정확히 재단하여

그 사람 고유의 맞춤형 십자가를 주십니다. 그 때문에 아무리 작아 보이는 십자가라도 그 사람밖에는 질 수 없고, 그 사람 외에는 다른 사람은 지고 갈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다른 사람을 함부로 판단할 수 없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보기에는 영~ 아닌 것 같은 어떤 사람이라도 그가 어떤 십자가를 얼마만큼 지고 있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사실 모른다-’는 이 자리에서 겸손과 존중의 자세가 싹트게 되지요.

알퐁소 성인은, 각자의 십자가가 예수님께서 갈바리아에 지고 오르신 당신 십자가의 작은 조각을 잘라내어

주신 것으로서, 세상에 있는 주님의 선택된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고 단언하십니다.

(알퐁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십자가의 벗들에게 보내는 편지중에서)

 

이렇게 십자가가 선물일 수 있다면, 우리는 도대체 이성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이 고통의 신비를 알기 위해서

모든 것을 알고 계시고, 모든 해답을 가지고 계시는 예수님께 가야 할 것입니다.

아니 예수님께서 그 상황을 통해 우리들을 부르고 계십니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옛날 예수님께서 지상에서 사실 때의 이스라엘에서는 밭을 맬 때 소가 끄는 멍에가 우리나라의 멍에와는 달랐다고 합니다. 그 시절 멍에는 겨릿소 한 쌍이 끌도록 만들어져 있어서, 농사꾼들은 소 두 마리를 나란히 메고 밭을 갈았다고 전해지지요. 따라서 예수님께서 내 멍에를 메고라고 하신 것은 사실 나와 함께 멍에를 메자, 혹은 네 멍에를 내가 함께 메주겠다라는 의미가 됩니다. 어느 때는 우리 발걸음에 보조를 맞추어 우리 수준으로 말씀해주시고, 또 우리가 멍에의 무게에 짓눌려 신음하고 있을 때면, 그분께서 강한 힘으로 우리의 삶의 무게를 지탱하시고 대신 짊어져 주시기도 합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우리 ‘옆에서’ 함께 멍에를 메 주시기 때문에, 우리는 일상 안에서 갖가지 멍에를 메고 계신 겸손하신 예수님을 관상할 수 있게 됩니다. 그 멍에의 이름은 ‘어려운 형제 관계’라는, ‘사도직’이라는, ‘담당구역 청소’라는, ‘아픈 몸’이라는, ‘노동 실습’이라는 멍에입니다. 사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실습은 바로 이것이지요. 우리에게 주어진 구체적인 상황에서 바로 옆에 계신 예수님의 스텝을, 언행을 보고 배우는 것 / 관상하는 것 말이지요.

 

예수님께서는 오늘도 우리들에게 크고 작은 시련들을 허락하시며, 당신께 오라고 초대하십니다. 그리고는 이를 통해 우리도 모르는 우리 안의 악습과 교만을 조금씩 깎아주십니다. 그리하여 온유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온유할 수 있는 ‘진정한 온유’, 향나무가 자신을 도끼질하는 나무꾼에게 향을 내뿜는 것과 같은 ‘진정한 겸손’을 알려주십니다.

오늘 하루, 주님만이 주실 수 있는 깊은 위로가 여러분에게 가득하길 빌면서, 제1독서의 구절로 마무리할까 합니다.

주님, 저희는 당신께 희망을 겁니다. / 당신을 갈망합니다. / 당신께서는 저희에게 평화를 베푸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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