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철부지 어린이 신앙 – 연중 제15주간 수요일

작성자
하느님의 사랑
작성일
2022-07-13 12:12
조회
9497

 

  7월 13일 / 연중 제15주간 수요일

  제1독서 : 이사 10,5-7.13-16 / 복음 : 마태 11,25-27

 

  오늘 복음 시작에서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마태 11,25)고 전합니다.

 

  많은 지혜롭고 슬기로운 사람들이 하느님에 대해서 알려고 했지만, 알지 못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어제 복음에서 코라진과 벳사이다에서 기적을 많이 행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당신 자신을 알려주시려 하셨습니다. 예수님께는 많은 기적을 보여주셨지만, 사람들은 돌아서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안식일을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받아들지 않기도 했습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메시아는 율법규정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은 안식일을 어기는 예수님을 통해서는 아무것도 깨닫지 못했습니다. 지혜롭고 슬기로운 사람들은 깨닫지 못했습니다. 복음에서 예수님은 철부지 어린이에게 드러내 보이신다고 하십니다. 철부지는 예수님의 말씀을 그대로 단순하게 따르는 사람들입니다. 오늘은 철부지 어린이 신앙에 대해 봅니다.

 

  성경의 철부지와 같이 깨달은 인물로 열왕기의 나아만이 있습니다. 엘리사 예언자는 나아만에게 요르단 강에 들어가 씻으면 병이 나을 거라고 알려줍니다. 하지만 나아만은 그의 조국에는 더 좋은 강물에서 몸 씻은 것이 여러 번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결코 병이 낫지 않았었다는 것을 생각하고 예언자의 명을 어기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기 종들의 권고와 간청을 들어 강물에 들어가 목욕하자 몸은 즉시 깨끗해졌습니다. 나아만은 사람을 깨끗이 씻어 주는 것이 물이 아니고 은총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나아만은 단순한 철부지 신앙으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음으로 저는 지혜롭게 행동하려고 해서 아무것도 깨닫지 못할 뻔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양성기 겨울에 6박 7일 무전 성지 순례 피정이 있었습니다. 400km 순례이기 때문에, 하루에 60km를 걸어야 순례를 마치게 됩니다. 저는 계산을 했습니다. 한 시간에 4km이니, 하루에 쉬지 않고 15시간을 걸어가야 했습니다. 눈도 오고, 오르막길도 있고, 쉬기도 해야 하니,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부터 최선이 아니었고, 할 수 있는 만큼만 걸었습니다. 피정 마지막 날 저는 3일이 추가되었습니다.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걸으면서 아브라함이 이사악을 바치는 장면을 기억했습니다. ‘불가능하더라도, 따랐어야 하는구나’ 9년 전에 받았던 피정 안내문을 지금 가지고 있고, 지혜로운 신앙이 아니라 철부지 신앙으로 안내해 줍니다.

 

  대착복과 수련 준비를 위한 피정을 시작하는 형제들에게

 

  이 부족한 종이 글을 올립니다.

  형제들은 오늘부터 7일 동안 도보로 피정을 하게 될 것입니다.

  많은 부분 걱정도 되고 두렵게 느껴지기도 할 것입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에 대한 부담감과 거부감도 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형제들! 지금 형제들이 걷게 되는 이 길은 하느님 안에서 걷는 길임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지금부터 걸어가야 하는 이 길도, 그리고 훗날 형제들이 함께 걸어가야 하는 앞으로의 길도 말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우리 앞의 커다란 장벽에 우리의 약함을 느끼며

  이를 쉽게 잊곤 합니다. 그래서 다른 길을 찾으려고 하지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원래의 길이 우리에게 주어진 길임을, 늦게서야 다시 돌아가야함을 깨닫게 되지만 말입니다.

  형제들께 감히 말씀드리겠습니다.

  형제들이 이 길을 걸어가는 동안

  자신과 타협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나의 약함이 나를 흔들어 놓을 때 흔들려도 넘어가지 마십시오.

  형제들의 한 형제로서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이 길을 하느님께서 허락하신대로 완성하며 걸어가시길 간절히 청합니다.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는 이 길을 걸어가는 형제들에게 강복하소서

 

  안내문은 피정이 하느님 안에서 걷는 길임을 기억하고, 나의 약함이 나를 흔들 때 넘어가지 말고, 하느님께서 허락하신대로 완성하라고 전합니다. 있는 그대로 단순하게입니다.

 

  우리 모두는 철부지 어린이였습니다. 어른이 될수록 점점 지혜롭고 슬기로워 졌습니다. 자주 약함을 느끼고 다른 길로 가고, 너무 쉽게 타당한 이유를 대며 타협합니다. 아버지께서는 지혜로운 이들에게는 당신을 감추십니다. 철부지 신앙이어야 하늘나라를 깨닫게 됩니다. 나아만처럼 단순하게, 하느님께서 허락하시는 길로 가는 신앙을 기억합니다. 우리 자신 스스로가 지혜롭고 슬기롭게 되기보다, 우리가 배운 교리 그대로, 그리고 성경 말씀 그대로 따르는 단순한 철부지 신앙으로 나아갔으면 합니다.

 

전체 1,615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1615
신앙의 빛 – 부활 제4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4.04.24 | 추천 0 | 조회 144
하느님의 사랑 2024.04.24 0 144
1614
믿음의 끈 – 부활 제3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4.04.17 | 추천 0 | 조회 273
하느님의 사랑 2024.04.17 0 273
1613
진리를 실천하는 이는 빛으로 나아간다 – 부활 제2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4.04.10 | 추천 0 | 조회 265
하느님의 사랑 2024.04.10 0 265
1612
엠마오 제자와 미사 – 부활 팔일 축제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4.04.03 | 추천 0 | 조회 367
하느님의 사랑 2024.04.03 0 367
1611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 – 성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4.03.27 | 추천 0 | 조회 951
하느님의 사랑 2024.03.27 0 951
1610
내 말 안에 머무르면 – 사순 제5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4.03.20 | 추천 0 | 조회 1216
하느님의 사랑 2024.03.20 0 1216
1609
계명 실천 – 사순 제3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4.03.06 | 추천 0 | 조회 2621
하느님의 사랑 2024.03.06 0 2621
1608
예수님의 섬김 – 사순 제2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4.02.28 | 추천 0 | 조회 2545
하느님의 사랑 2024.02.28 0 2545
1607
개과천선 – 사순 제1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4.02.21 | 추천 0 | 조회 2786
하느님의 사랑 2024.02.21 0 2786
1606
열려라 – 연중 제5주간 금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4.02.09 | 추천 0 | 조회 3639
하느님의 사랑 2024.02.09 0 3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