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지민준베드로 수사의 22.06.16 강론

작성자
용진 조
작성일
2022-06-17 19:24
조회
87

+ 찬미 예수님

한 사람이 어떤 고을에 살고 있었는데, 이 사람에게는 세 명의 친구가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첫 번째 친구를 가장 소중히 여기고 있었고, 두 번째 친구는 소중했지만 첫 번째 친구만큼은 아니었습니다. 세 번째 친구는 그리 큰 관심은 없는 친구였지요. 어느 날, 왕이 어떤 사람에게 전령을 보내어 즉시 왕 앞에 대령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이 사람은 자신이 무슨 나쁜 짓을 해서 벌을 받는 것인지 두려워, 친구들에게 같이 왕 앞에 가달라고 부탁하기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친구에게 부탁을 하자 바로 거절을 당했습니다. 두 번째 친구는 궁전 문 앞까지만 함께 가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리 친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세 번째 친구에게 부탁하자 그는 흔쾌히 함께 가주는 것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아주 유명한 탈무드의 ‘세 친구’ 이야기입니다. 왕이 부른다는 설정은, 인간의 수명이 다했을 때 누구나 하느님 앞에 가서 셈을 바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첫 번째 친구는 재물입니다. 가지고 갈 수 없지요. 두 번째 친구는 무덤까지만 함께 할 수 있는 가족들이고, 세 번째 친구는 바로 선행입니다. 선행은 지상에 살면서, 그토록 지겨워하고 싫어하고 왜 해야 하는지 모른다고 피해 다녔던 친구입니다. 그러나 하느님 앞에서는 나를 가장 든든하게 변호해주는 소중한 친구이지요. 기도도 이와 똑같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직접 기도를 가르쳐주시며, 기도하라고 당부하십니다. 그리고 우리의 허물을 하느님 아버지께 용서받을 수 있도록, 다른 이들의 허물을 용서하라고 말씀하시지요. 이와 같은 기도의 중요성과 용서의 중요성은 주님의 기도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습니다. 먼저 주님의 기도를 앞의 세 가지 청원과 뒤의 네 가지 청원으로 나눠볼 수 있겠습니다. 앞의 내용은 영원한 삶과 관련되어 있고, 뒤의 내용은 현세의 삶과 관련되어 있지요. 그런데 이 두 부분, 즉 ‘아버지의 뜻’과 ‘일용할 양식’을 이어주는 중요한 성경 구절이 있습니다. 바로 사마리아 여자와의 대화에서 내 양식은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실천하고, 그분의 일을 완수하는 것(요한 4,34)이라고 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을 따르고자 하는 우리들도 여기에서 오늘 하루 양식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 바로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고, 그분의 일을 완수하는 것일 것입니다.

기도를 통해서만이 우리는 하느님과 친해지게 되고, 현존을 의식하게 되고, 따라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아버지의 뜻을 더욱 깨어서 알 수 있게 됩니다. 기도를 통해 아버지의 뜻을 알게 되어서, 그분과 일치하게 되면 어떤 고백이 나오는지 파우스티나 성녀의 입을 통해 잠깐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예수님, 이제는 모든 것이 주님께 달려 있다는 것을 주님께선 아십니다. 그리고 이렇게 긴급한 일임에도 저는 마음이 아주 평화롭습니다. 저로서는 제 할 일을 다 했기 때문입니다. 저의 예수님, 이제는 주님의 차례입니다. … 저는 완전히 주님의 뜻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제게 하십시오. 오, 주님, 제게는 다만 주님을 더욱더 열렬히 사랑하는 은총만을 주십시오. 이것이 제게는 가장 소중한 것입니다. … 주님께서 저를 어떤 길로 인도하시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아픔의 길도 좋고, 기쁨의 길도 좋습니다. 저는 제 생애의 모든 순간에 주님을 사랑하고 싶습니다. … 제 잔 속에 무엇이 들어있든지 상관없습니다. 다만 그 잔이 하느님의 사랑의 손길에 의해서 저에게 주어졌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넉넉합니다.”

이렇게 아버지의 뜻과 점점 일치해간다면, 우리는 나에게 잘못하는 이들도 좋으신 아버지께서 당신 손길로 허락하신 그 ‘잔’ 속에 포함되었다는 것도 받아들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주님의 기도를 통틀어 주님과 계약을 맺는 듯한 말로 기도하는 청원은,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도 용서하였듯이 저희 잘못을 용서하시고’ 이것뿐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 계약을 지키지 않는다면, 청원 전체가 헛일이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이 기도로 자비로워지기를 바라셨습니다. 넉넉해지기를 바라셨습니다. 사실 악인들과 악을 저지르는 자들을 기꺼이 용서하는 태도만큼 우리를 하느님과 닮은 모습이 되게 하는 것은 없습니다. 하느님은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마태 5,45) 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다시 거꾸로, ‘용서가 되지 않는 나’를 돌아보는 일일 것입니다. 용서가 되지 않는다면, 정확히 그만큼 내가 얼마만큼 큰 용서를 받았는지 모르는 것입니다. 이는 요한이 서간에서 한 말과 일맥상통합니다. “만일 우리가 죄를 짓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우리는 그분을 거짓말쟁이로 만드는 것이고 우리 안에 그분의 말씀이 없는 것입니다.”(1요한 1,10) 다른 사람을 손가락질할 때, 두 손가락은 상대방을 향하고 나머지 세 손가락은 자신을 향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실 다른 사람의 모순이 보였을 때, 나를 돌아보면 진실로 100퍼센트 제 안에 그 모습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상대방을 용서하기 위해 먼저 선행되어야 할 점은, 아프지만, 진짜 내 모습을 보고, 회개하고, 지금까지 그것을 용서해 주신 하느님의 사랑에 푹 잠길 수 있도록 기도하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 기도 많이 하시고, 회개의 은총 가득히 받으시기를 저도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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